글로벌 유니콘(시가총액 10억 달러 이상인 스타트업)의 기업공개(IPO)가 다시 시험대에 올랐다.
차량공유 서비스 업체 리프트가 IPO 이후 주가가 연일 급락하면서 처참한 실패를 보인 가운데 사진전문 소셜미디어 핀터레스트와 줌비디오커뮤니케이션스가 증시 상장에 나선다고 1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핀터레스트와 줌(Zoom) 모두 18일 증시 첫 거래를 시작한다. 리프트 사례를 반면교사로 삼아 IPO에 신중하게 접근한 영향으로 조짐은 좋은 편이다.
핀터레스트는 상장을 하루 앞둔 이날 IPO 공모가가 주당 19달러(약 2만1605원)로 정해졌다. 이는 공모가 예상범위인 주당 15~17달러를 웃도는 것이다. 줌도 시장의 뜨거운 수요에 공모가가 예상범위보다 1달러 높은 주당 36달러로 정해졌다. 두 기업 모두 상장 시 시가총액이 100억 달러를 가볍게 넘을 것으로 기대된다.
올해 증시 전반이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 IPO에 이상적인 환경을 제공하고 있다. 다음 달에는 세계 최대 차량공유 서비스 업체 우버의 초대형 IPO도 기다리고 있다.
다만 지난달 말 상장한 리프트가 IPO 시장에 그림자를 드리웠다. 리프트는 상장 첫날 주가가 공모가 대비 8.7% 급등하는 등 좋은 출발을 보였다. 그러나 애널리스트들의 부정적 보고서가 잇따르고 공매도 투자자들이 관심을 보인다는 소식에 현재 주가는 공모가 대비 17% 하락한 상태다.
급기야 리프트에 분노한 투자자들이 샌프란시스코에서 두 건의 별도 집단소송을 제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원고들은 리프트가 시장 지위를 과대평가하고 최근 발생한 전기자전거 1000대 리콜 조치도 제대로 알리지 않아 막대한 투자손실을 초래했다고 주장했다.
핀터레스트와 줌이 IPO에서 성공하면 리프트로 인해 어두웠던 분위기를 단번에 되돌릴 것으로 기대된다.
핀터레스트는 미국 엄마의 80%가 자사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IPO 안내서에 따르면 핀터레스트는 지난해 매출이 7억5600만 달러로, 전년보다 60% 급증했고 순손실은 63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이날 IPO 공모가에 따른 기업가치는 약 126억 달러로 평가됐다.
클라우드 화상회의 서비스 업체 줌은 최근 이익을 내는 것과 많은 실리콘밸리 기업이 회의용으로 선호하고 있다는 점이 강점으로 꼽혔다. 줌은 가장 최근 펀딩인 2017년 1월 기업가치가 약 10억 달러로 평가됐으나 상장 후 시총은 100억 달러를 넘을 전망이다.
리프트가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었음에도 올해 미국증시에 상장한 기업들의 성적표는 좋다고 WSJ는 전했다. 금융정보업체 딜로직에 따르면 올해 상장한 기업 주가는 공모가 대비 평균 12% 올랐다. IT 기업들의 성적은 더욱 좋아 평균 상승률이 34%에 달했다. 이는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 올해 상승폭 20%를 웃도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