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쏭語 달쏭思] 주년(週年) 주기(週忌)

입력 2019-04-17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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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기 전북대 중문과 교수

어제 4월 16일은 세월호 참사 5주기였다. 엄밀히 말하자면 ‘세월호 참사 희생자 5주기’라고 해야 한다. 국어사전은 ‘주기’에 대해 “사람이 죽은 후 해마다 돌아오는 그 죽은 날, 즉 제삿날”이라는 풀이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즉 세월호가 침몰하는 참사로 인하여 희생된 사람들의 ‘다섯 번째 제삿날’인 것이지, 세월호가 당한 참사의 다섯 번째 제삿날은 아니기 때문에 ‘세월호 참사 희생자 5주기’라고 해야 정확한 표현인 것이다.

주기는 ‘週忌’라고 쓰며 각 글자는 ‘돌 주’, ‘꺼릴 기’하고 훈독하는데 ‘돌’이란 본래 ‘생일이 돌아온 횟수를 세는 단위’를 나타내는 말이고, ‘忌’에는 ‘꺼리다’는 뜻 외에 ‘제삿날’이라는 뜻이 따로 있다. 그러므로 週忌는 마치 생일을 맞듯이 1년에 한 번씩 맞는 제삿날을 이르는 말이다. 발음이 같기 때문에 더러 ‘週’ 대신 ‘周’를 쓰기도 하지만 ‘周’는 ‘두루 주’라고 훈독하는 글자로서 ‘두루, 골고루’라는 뜻이므로 동음이라는 이유로 통용은 가능하지만 원래는 ‘週’를 쓰는 것이 맞다.

‘해 년(年)’ 자를 쓰는 ‘週年’은 ‘제삿날’이라는 의미가 없이 “돌이 돌아온 해”라는 의미만 있다. 그러므로 세월호 참사에 대해서는 ‘주년’이라는 말을 사용하는 것이 옳다. 즉 2019년 4월 16일은 ‘세월호 참사 5주년’이자, ‘세월호 참사 희생자 5주기’인 것이다. 1450년에 서거하신 세종대왕을 예로 들어 설명하자면, 2019년은 세종대왕 ‘서거 569주년’이라고 하거나 ‘569주기’라고 해야 한다. ‘서거’라는 말이 없이 그냥 ‘200주년’이라고 하거나 ‘서거’와 ‘주기’라는 말을 다 사용하여 ‘서거 200주기’라고 하는 것은 다 옳지 않은 표현이다.

세월호 참사 희생자 5주기를 맞아 우리는 다시금 ‘잊지 않겠다’는 말을 한다. 잊지 않겠다! 깊은 애도이자, 다시는 이런 참사가 일어나지 않게 하겠다는 다짐이다. 다짐은 반드시 지켜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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