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쏭語 달쏭思] 용수철(龍鬚鐵), spring, 봄

입력 2019-04-08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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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기 전북대 중문과 교수

침대의 매트리스 안에는 스프링이나 스펀지 따위가 들어 있다. 푹신한 작용을 위해서이다. 지금은 스프링이라는 말이 일반화되었지만, 예전에는 이처럼 “늘었다 줄었다 하면서 탄력이 있는 나선형으로 된 쇠줄”을 용수철이라고 하였다. 용수철은 ‘龍鬚鐵’이라고 쓰며 각 글자는 ‘용 용’, ‘수염 수’, ‘쇠 철’이라고 훈독한다. 글자대로 풀이하자면 ‘용의 수염과 같은 철’이다.

용을 실지로 본 사람은 아무도 없다. 상상 속의 동물이기 때문이다. 상상으로 그린 그림 속의 용은 대개 낙타의 얼굴에 사슴의 뿔, 귀신의 눈, 뱀의 몸통, 사자의 머리털, 물고기의 비늘, 매의 발, 소의 귀 등을 합체해 놓은 모양이라고 한다. 그리고 입가에는 긴 수염이 나 있는데, 이 긴 수염이 바로 나선형으로 꼬여 있으며 강한 탄력을 갖고 있다고 한다. 여기서 ‘용의 수염’이라는 뜻을 취하여 탄력이 있는 나선형 쇠줄을 용수철이라고 하게 된 것이다. 이런 용수철이 스프링이라는 말로 대체된 것은 외국어를 선호하는 우리 국민들의 언어습관이 크게 작용했겠지만, 합성수지 공업이 발달하면서 용수철의 재료가 철만이 아니라 각종 합성수지도 사용되었기 때문일 것이다. 철제 제품이 아닌데 ‘철’이라는 이름을 붙이는 것은 아무래도 어색하다는 생각을 한 것이다.

영어 스프링(spring)에는 용수철이라는 의미뿐 아니라 ‘봄’이라는 뜻도 있다. ‘spring’이라는 단어가 봄이라는 뜻을 먼저 갖게 되었는지 아니면 용수철이라는 뜻을 먼저 갖게 되었는지는 전문가가 아닌 필자로서는 판단할 수 없지만, 봄과 용수철 사이에 연관이 있는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봄은 용수철처럼 튀어 오르는 탄력을 가진 계절이기 때문이다. 땅이 기운을 내뿜으면서 사방에서 풀, 꽃, 나무들이 용수철처럼 튀어 오르는 생명력을 보이는 계절이 바로 봄이다. 우리 모두 봄의 생명력 속으로 들어가 보자! 미세먼지가 없던 시절의 그 맑고 풋풋했던 봄이 너무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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