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B산업은행과 현대중공업그룹이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위한 실사에 들어갔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산업은행과 현대중공업그룹은 이날 실사를 위한 태스크포스(TF) 첫 회의를 열었다. 앞으로 현대중공업그룹은 대우조선을, 산업은행은 현대중공업을 대상으로 각각 8주간 실사를 한다. 양측은 각각 고용한 자문사를 통해 실사를 진행한다.
채권단 관계자는 “대우조선의 경영상 민감한 정보들은 자문사들이 자체적으로 거른 뒤 나머지 정보들을 산은과 현대중공업에 넘겨주는 식으로 진행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런 방식은 대우조선의 경영 비밀이 현대중공업에 노출되는 것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를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실사를 두고 일각에서는 대우조선의 방위산업 관련 기술 등 핵심적인 영업기밀이 경쟁사에 유출될 수 있다며 우려하는 목소리가 있었다.
실사는 당분간 문서를 통해 이뤄질 전망이다. 대우조선 노조나 지역사회에서의 강한 반발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8일 산은은 현대중공업그룹과 대우조선 인수에 관한 본계약을 체결했다. 직후 대우조선 노조와 지역사회에서는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거제시의회는 최근 대우조선해양 매각 협상 중단, 전면 재검토를 촉구하는 결의문을 채택했다.
대우조선 노조도 ‘실사 저지단’을 구성했다. 현재 대우조선 서울사무소에는 집행부를 중심으로 조합원들이 실사를 저지하기 위해 상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이번 실사가 끝난다고 해도 첩첩산중이다. 일본, 중국, 미국, 유럽연합(EU) 등 경쟁국의 기업결합심사라는 난관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기업결합 심사를 통과할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며 “EU의 경우 절차상 까다롭고, 일본이나 중국은 경쟁국가로서 실질적으로 기업결합을 용인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