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교통혁명] 무인차시대, 자동차 보험은

입력 2019-04-01 0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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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작년 무인차 대비한 보험정책 입법화…보험료 인하·새로운 형태의 보험상품 등장 전망

글로벌 자동차업계와 IT 기업들이 도로를 더욱 안전하게 만드는 자율주행차 개발에 몰두하고 있다. 그러나 운전자가 없는 자율주행차량, 즉 무인자동차가 교통사고를 낸다면 누구를 상대로, 또 어떻게 책임을 물을지가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세계 각국 정부와 보험업계는 21세기 교통혁명을 앞두고 보험 책임 범위와 미래 수익구조 설정, 데이터 등을 놓고 깊은 고민에 빠졌다고 최근 CNN방송이 소개했다.

이미 자율주행차량 시험이 세계 곳곳의 공도 위에서 진행되고 있으며 각국 정부도 규정 마련을 서두르고 있다. 예를 들어 영국은 완전 자율적인 차량이 도로를 달리는 상황에 대비한 규제 시스템 정비 작업이 한창이다. 영국 의회가 지난해 7월 통과시킨 ‘자율화와 전기자동차(AEV)’ 법안은 무인자동차와 관련된 보험정책과 교통사고 발생 시의 책임소재를 명확하게 규정했다.

다만 미국 등 무인차 개발이 활발하게 이뤄지는 다른 시장에서는 정작 보험정책이 불확실한 상황이라고 CNN은 지적했다.

악사(AXA)보험 영국법인의 데이비드 윌리엄스 기술부문 이사는 “영국의 새 법안은 무인차 소유주라도 도로교통규칙을 준수하는 보험에 가입할 것을 요구하는 명확한 책임구조를 세웠다”고 밝혔다. 이어 “많은 자율주행차량은 무인차에서 수동운전에 이르기까지 모드를 전환할 수 있다”며 “각각의 시나리오에 맞는 보험상품을 별개로 두는 것은 너무 복잡하기에 소유주는 두 가지 주행모드를 포괄하는 보험을 하나 가입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책임소재도 명료하다. 보험사들은 사고가 발생하면 보험금을 이전처럼 차주에게 지급할 것이지만 그 원인이 자율주행에서 비롯됐다면 제조사에 일부 비용을 청구할 수 있다.

보험업계는 유럽 전역에서도 영국과 비슷한 법안이 도입되기를 원하고 있다. 유럽 보험업협회의 니콜라스 장마르 개인보험·종합보험·거시경제 부문 대표는 “우리는 의무적인 제3자 배상 책임보험이 도로 사용자를 보호하는 데 효과적일 것이라는 견해를 갖고 있다”며 “이는 커넥티드 카와 무인차 등 지속적인 기술 발전과도 부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에 따르면 교통사고의 94%는 인간의 실수에서 일어난다. 무인차는 인간의 실수라는 요인을 없애 도로를 더욱 안전하게 만든다. 이는 차주가 부담해야 할 보험료가 낮아진다는 의미다.

윌리엄스 이사는 “전체 자동차의 50%가 무인차여서 도로가 더욱 안전해지고 사고도 덜 난다면 나머지 수동운전 차량도 그만큼 사고 가능성이 줄어들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무인차 시대 초기에는 센서 등의 높은 가격으로 인해 보험금이 올라가게 될 것”이라며 “그러나 보급이 확산하면 그 비용은 감소한다”고 덧붙였다.

무인차 시대에는 보험사와 자동차업체 간의 데이터 공유도 중요해진다. 장마르 대표는 “기술 발전으로 교통사고 원인 규명이 수월해질 것”이라며 “그러나 보험금 처리가 신속하고 원활하게 이뤄지려면 보험사와 다른 당사자들이 사고와 관련된 데이터에 접근할 수 있어야 한다. 그렇게 되면 책임 배분을 적절히 할 수 있다”고 했다.

보험업계는 무인차 시대가 오면 궁극적으로 보험료가 낮아지는 것은 물론 새로운 형태의 보험상품이 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윌리엄스 이사는 “예를 들어 보험사들이 차주들에게 자율주행 모드를 좀 더 많이 쓰도록 리스크가 감소하는 것을 반영한 보험료 할인 혜택을 제공할 수 있다”고 제시했다.

더 나아가 무인차는 차량공유 시대를 활짝 열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에 적합한 새 보험상품이 필요하다. 장마르 대표는 “공유차량이라 하더라도 보험료를 공동의 차주들이 분담하든 다른 방식으로 내든 자동차 자체는 보험에 가입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구글 관계사인 웨이모의 무인자동차가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전시돼 있다. 샌프란시스코/AP뉴시스
▲구글 관계사인 웨이모의 무인자동차가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전시돼 있다. 샌프란시스코/AP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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