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하원, 브렉시트 ‘플랜 B’ 도출 실패…8개 대안, 투표서 한 개도 과반 못 얻어

입력 2019-03-28 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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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렉시트 시행은 4월 이후로 연기…메이 총리, 사임 승부수 던져

▲영국 하원의원들이 27일(현지시간) 브렉시트 합의안 대안 의향투표 결과 발표를 경청하고 있다. 런던/로이터연합뉴스
▲영국 하원의원들이 27일(현지시간) 브렉시트 합의안 대안 의향투표 결과 발표를 경청하고 있다. 런던/로이터연합뉴스
영국 하원이 유럽연합(EU) 탈퇴인 브렉시트와 관련해 ‘플랜 B’ 도출에 실패했다.

하원은 27일(현지시간) 테리사 메이 정부와 EU의 브렉시트 합의안을 대체할 8개의 대안을 놓고 ‘의향투표(Indicative Vote)’를 실시했지만 단 한 개도 과반 지지를 얻지 못했다고 영국 BBC방송이 보도했다.

의회는 이날 8개 대안에 대한 투표에 앞서 브렉시트 시행을 4월 이후로 연기하는 방안을 찬성 441 반대 105로 공식적으로 통과시켰다.

새 법안에 따르면 기존 브렉시트 시행일인 오는 29일까지 메이 정부와 EU의 합의안이 의회에서 가결되면 브렉시트는 5월 22일로 연기된다. 통과되지 못하면 지난주 EU 정상회의 결과처럼 4월 12일에 브렉시트를 맞게 된다. 이럴 경우 영국은 브렉시트 장기 연기를 신청하거나 합의 없는 이탈인 ‘노 딜(No Deal) 브렉시트’를 맞이해야 하는 등 양자택일을 강요받게 된다.

브렉시트 연기 투표에 이어 하원은 8개의 대안을 놓고 투표에 들어갔다. 투표 결과는 구속력이 없지만 과반을 얻은 대안이 하나라도 나왔다면 영국 정부와 EU의 브렉시트 협상에 매우 중요한 참고자료가 됐을 수 있다.

하원이 과반 지지를 얻을 대안을 하나도 도출하지 못하면서 브렉시트 불확실성이 더욱 커졌다.

이날 나온 대안 중 노 딜 브렉시트는 찬성 160, 반대 400으로 부결됐다.

유럽자유무역연합(EFTA) 가입을 통해 EU와 유럽경제지역(EEA) 협정에 참여하는 이른바 ‘공동시장 2.0’ 대안도 찬성 188, 반대 283으로 통과되지 못했다.

노동당의 제러미 코빈 당수가 제시한 영국이 EU 단일시장 권리, 규제와 일치를 이루면서 관세동맹에 영구 잔류한다는 대안은 찬성 237 반대 307을 기록했다.

공동시장 2.0과 비슷하지만 EU 관세동맹 잔류 내용을 담지 않은 대안과 영국 전체를 EU 관세동맹에 남도록 한 뒤 브렉시트를 실시하는 대안이 부결됐다.

그 밖에도 EU 탈퇴 취소와 2차 브렉시트 국민투표, EU와 무역협정을 논의하는 동안 현 상태를 유지하는 협정을 추진하는 대안 등이 제시됐으나 모두 과반 문턱을 넘지 못했다.

보수당은 이번 투표에서 의원들의 자유투표를 허용했지만 최대 야당 노동당은 당론에 따라 코빈 당수의 방안과 제2국민투표에 찬성표를 던졌다.

스티븐 바클레이 브렉시트부 장관은 “이번 투표 결과는 정부의 합의안이 최선의 옵션이라는 것을 보여준다”며 “의원들은 앞으로 나아가는 데 있어서 쉬운 길은 없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강조했다.

의원들은 현재의 교착 상태에서 벗어날 확실한 방법을 찾지 못한 것에 대해 ‘비참한 실패’라고 부르면서 설전을 주고받기도 했다.

한편 메이 총리는 보수당 내부 회의에서 정부 합의안이 통과되면 자신이 사임하겠다고 승부수를 던졌다.

그러나 보수당 내 강경파는 물론 민주연합당(DUP)이 합의안에 반대하고 있어 메이 총리의 베팅이 성공할 가능성도 불확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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