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아산지역에서 최근 분양한 물량이 극명한 대조를 보이면서 신도시 위력을 실감케했다. 7일 사실상 동일 생활권으로 분류되는 충남 천안시와 아산시에서는 각각 분양물량이 수요자를 찾아갔다.
우선 천안시에서는 청수택지지구에서 최근 분양을 마친 우미건설의 '린' 724세대에 이어 (주)한양이 '수자인' 1020세대를 분양했다.
전체 36만평 규모인 청수지구는 천안시의 행정타운이 들어서는 곳으로 이곳에 아파트는 우미건설과 (주)한양을 비롯해 한화건설, 중흥건설, 호반건설 등이 5개 블록에서 분양과 임대아파트를 포함,총 3100여 세대가 공급할 예정이다.
또한 KTX천안아산역사를 핵심으로 조성되는 아산신도시에서는 배방지구에 요진건설산업이 주상복합 아파트 Y-시티를 분양했다.
하지만 2곳의 청약실적은 극명하게 갈렸다. 우선 총 1479세대가 공급된 요진 Y시티의 경우 최고 48.2대1의 경쟁률을 보이는 등 1순위 평균 4.8대1의 청약률을 기록, 비수도권 지역에서 오랜 만에 성공적인 분양실적을 남겼다.
이와 함께 분양한 일반 중대형 아파트인 아산신도시 주공 휴먼시아의 경우도 3순위 합계 1.80대1의 청약경쟁률을 기록하며, 전체 8개 주택형중 1개 주택형을 제외하곤 모두 순위내에서 청약을 마무리했다.
반면 청수지구는 참담한 청약기록을 남겨 대조를 이뤘다. 청수지구에서는 (주)한양이 분양아파트 1020세대,중흥건설이 임대아파트 'S클래스 애비뉴' 504세대를 각각 2일부터 청약접수를 시작한 바 있다.
하지만 (주)한양의 경우 3순위까지 단 338명만 청약해 0.33대1의 청약성적으로 '참패'를 면치 못했으며, 임대아파트를 분양한 중흥건설의 경우도 전체 504세대 공급에 64명의 청약자만 접수해 0.13대1의 '전멸'에 가까운 청약실적을 기록했다.
또한 앞서 '깜깜이 청약' 방식으로 임대분양한 우미건설의 청수 우미 린 역시 일반 수요자를 대상으로 한 이른바 '4순위 청약'에서 3.7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고 주장하지만 이러한 선착순 분양의 특성상 계약률을 장담할 수 없는 입장이다.
이 같은 두 지역의 청약 양극화는 두 지역의 위상이 결정짓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이야기다. 청수지구와 아산신도시는 차량으로 10분이면 닿을 거리에 위치해 있는 '이웃사촌'. 하지만 두 지역의 특성은 완전히 다르다.
우선 아산신도시의 경우 KTX 천안-아산역세권을 중심으로 1단계 배방지구(367.4만㎡/111만평)와 2단계 탕정지구(1764.6만㎡/535만평)등 총 650만 평에 이르는 대형신도시로 개발될 예정이다. 반면 천안 청수지구는 행정타운으로 개발되는 곳으로 전체 면적이 122만4391㎡(37만평)에 이르는 미니신도시 급도 되지 못하는 규모다.
결국 청수지구는 입주를 하더라도 아산신도시에 '기생'하는 형태의 택지지구가 될 수 밖에 없을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천안 불당동 현지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입지 상으로 보나, 장래 전망으로 보나 청수지구는 아산신도시에 비교하기가 어렵다"며 "차라리 좀더 기다렸다가 아산신도시를 노려보는 게 실수요자들에게 더 유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양 지구 분양 물량의 분양가는 거의 유사한 실정. 요진건설사업이 분양한 Y시티는 건축비가 높은 주상복합이지만 기준층을 기준으로 분양가는 3.3㎡당 780만~890만원이며, 청수지구 한양 수자인은 3.3㎡당 740만~750만원 선에 이른다.
더욱이 분양가 상한제 대상이 아닌 우미건설은 3.3㎡당 분양가를 935만원으로 승인받았지만 채권처분손실액 481억원 대부분을 회사가 부담하며 3.3㎡당 평균 838만원으로 분양가를 낮췄다.
한편 주공이 청약예금 가입자를 대상으로 분양한 아산 휴먼시아 중대형 아파트 464세대의 경우 평균 분양가는 3.3㎡당 750만~760만원 선으로 이 경우 아산신도시와 청수지구의 3.3㎡당 분양가 차이는 거의 없게 된다.
현지 중개업소 관계자는 "신도시와 택지지구란 위상에서 차이가 있는데 가격 경쟁력 마저 갖추지 못한 청수지구로선 분양 메리트가 낮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