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문화재단은 21일 오후 서울 종로구 동숭동 (구)동숭아트센터에서 예술인·시민·재단이 함께 만드는 '예술청 공론화 프로젝트'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이날 남미진 서울문화재단 경영기획팀장은 "현재 이 공간은 외관 외에도 어떻게 바뀌어야 할지 고민하는 단계에 있다. 그 일환으로 나온 게 '예술청 공론화 프로젝트'"라며 "현장 예술인과 함께 공론화 작업을 통해 공간 운영 방식을 준비해 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예술청 공론화 프로젝트'는 크게 두 가지다. △예술청 가치와 운영모델 연구를 위한 개방형 라운드테이블 '동숭예술살롱' △ 현재 비어있는 (구)동숭아트센터 공간에서 예술가들이 다양한 공간활용 실험을 진행하는 '예술청 미래 상상 프로젝트ㅡ텅·빈·곳'이다.
'동숭예술살롱'은 20일부터 시작됐다. 7월 24일까지 격주 수요일 오후 3시 동숭아트센터에서 진행된다. 각 분야의 전문가를 섭외해 2020년 완공되는 '예술청'의 가치와 운영모델 제안을 위한 발제 및 토론 등을 나누는 자리로, 회당 40여 명씩 총 10회 운영된다. 라운드테이블의 주제는 크게 4가지다. (구)동숭아트센터의 역사(씻김), 국내외 외부 공간운영사례, 운영조직 구축, 운영성과 관리방안 등 예술청 조성 및 운영모델 제안을 위한 발제·토론이 진행된다.
이날 '예술청 미래 상상 프로젝트ㅡ텅·빈·곳' 쇼케이스도 진행됐다. 1층 로비에 마련된 금일휴업의 '금일휴업ㅡ야리따이호다이'는 (구)동숭아트센터 지하부터 건물 꼭대기까지 곳곳에 버려진 것들을 모아 만든 예술가들의 가상의 작업실이다. 김준서 작가는 "남아있는 물건을 사용해서 공간을 채우고 싶었다"며 "유리병은 지하에 버려진 것을 주워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완의 영화들이 다시 극장에서 상영되는 백종관 작가의 '무엇을 말해야 할까'는 영상과 퍼포먼스를 담고 있다. 백 작가는 "예술청 프로젝트 자체가 끝남과 시작을 담고 있다고 생각해 그 모습을 그대로 담고 싶었다"며 "마지막날에는 관객들이 이 공간을 드나드는 모습까지 담아 하나의 작품으로 탄생시킬 생각이다"라고 했다.
(구)동숭아트센터 지하에는 '박수 치는 귀신'이 사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이 역시 퍼포먼스로 승화했다. 두 명의 귀신이 "아이고"라며 곡소리를 내며 건물 안을 누빈다. 일종의 귀신들의 공간 탐험이다. 곳곳에 상영되는 도시공간무용프로젝트 '풍정각' 시리즈와 영상에서 흘러나오는 귀신들의 헤프팅이 펼쳐지는 일일댄스프로젝트 '아이고'다.
이 밖에도 김윤구 안무가가 기획한 공간과 사물 그리고 움직임의 관계에 대한 퍼포먼스 '너나드리 프로젝트', 대학로와 극장이라는 장소를 '극'과 '장'이라는 장소로 해부·나열하며 방향성을 모색하는 창작그룹 노니의 '극, 장 2019', 유기농맥주의 고우, 악어들의 유지완, 쾅프로그램 최태현의 노이즈 퍼포먼스, 보물찾기로 예술을 이해하고 보물찾기로 음식을 만드는 등 12팀이 참여한 음악, 설치미술, 영상, 연극 등이 3월 20일부터 24일까지 진행된다.
현재 (구)동숭아트센터는 현재 설계공모를 거쳐 'Found space'라는 콘셉트로 리모델링을 준비하고 있다. 이 콘셉트는 상상할 수 없었던 공간에서 이뤄지는 새로운 시도를 의미한다.
서울문화재단 관계자는 "예상치 못한 '공간의 발견'을 허락함으로써 향후 창작플랫폼으로서의 예술청으로의 공간으로 그려나가고자 한다"며 "장애인 예술가들이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구성해 모두가 함께 할 수 있는 방법으로 적극 모색하고, 외관 디자인 설계에도 반영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김종휘 서울문화재단 대표이사는 "대학로에 위치한 (구)동숭아트센터가 가졌던 예술적 , 문화적 의미를 잘 알고 있기에, 해당 공간에 대한 예술가와 시민들의 다양한 의견을 들을 수 있는 프로젝트를 기획하게 됐다"며 "사전 시범운영 프로젝트 종료 후에도 예술청 공간활용에 대해 예술가들이 상상하고 논의할 수 있는 자리를 지속적으로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