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 대신 자주 등장하는 말들을 보면 인공지능, 로봇, 자동화, 빅데이터, 블록체인, 공유경제 등이다. 이들 단어를 살펴보면 과거 1·2·3차 산업혁명들과 다른 점을 발견할 수 있다. 과거 산업혁명에서는 하드웨어적인 것들이 소프트웨어적인 것보다 중요했다. 물론 3차 산업혁명은 IT 발전이 주도했기 때문에 소프트웨어적인 것의 중요성이 부각된 계기가 됐다. 하지만 IT장비의 발전을 배경으로 하고 있어 하드웨어적인 것에 무게가 더 실렸다고 판단된다. 이전의 산업혁명과 달리 현재 진행 중인 4차 산업혁명은 소프트웨어적인 것이 주도하고 있다.
소프트웨어적인 것이 주도하는 변화이다 보니 일자리 감소, 소득 감소 등에 대한 우려가 클 것이다. 새로운 생산 도구가 생겨나서 새로운 산업이 생겨나는 물리적인 변화가 아니라 소프트웨어를 활용해 생산 효율성이 제고되는 변화다. 노동 대체에 대한 우려가 커질 수 있는 대목이다. 많은 생각들의 현실화가 가능해지면서 노동 비용이 줄어들 것이고 이는 소득의 감소에 대한 우려로 이어질 수 있다.
이와 같은 변화가 경제 구조 변화와 결부될 경우 우려가 커질 수 있다. 글로벌 경제는 저성장 구조로 이행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생산 과정이 스마트화될 경우 인간의 노동을 기계나 시스템이 대체할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다. 서비스 영역에서도 비슷한 우려가 제기될 수 있다. 이는 글로벌 경제의 정점 논쟁이 제기되는 상황에서 4차 산업혁명과 관련해 고용 상황에 대한 우려가 커질 수 있는 배경이 될 것이다.
현재의 틀로 미래를 바라보면 비관적 전망이 우세할 것이다. 그러나 좀 더 확장해 생각해 보면 반드시 그렇진 않다. 인간을 기계가 대체하는 만큼 유휴 노동력이 발생할 것이다. 이렇게 생긴 유휴 노동력을 활용한다면 새로운 성장의 발판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이를 테면 생산 현장에서 기계를 직접 조작하는 인력보다는 제조 과정에 대한 모니터링에 필요한 인력을 더 확보해야 할지도 모른다. 플랫폼 기업의 발달로 부의 집중화가 심화될 수도 있지만 블록체인이 발전하고 광범위하게 이용되면 집중화를 완화할 수 있는 방안이 마련될 수도 있을 것이다. 아직 가 보진 않았지만 다양한 해결방안들이 제시될 수 있을 것이다.
금융의 관점에서도 앞으로의 변화를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4차 산업혁명의 진행으로 디지털화(Digitaliazation)가 빨라지면 금융회사의 채널에 변혁이 일어날 것으로 본다. 새로운 산업 영역이 생겨나고 이에 대한 인프라 수요도 늘어나면서 투자의 대상도 다양화될 전망이다. 또 금융회사의 지역적인 한계, 업종별 제약조건이 완화될 수 있을 것이다. 아마도 아이디어만 있다면 규제가 허락하는 한에서 다양한 방안들이 현실화되어 금융의 효율성, 편의성이 더욱 높아질 것이다. 과거의 역할이 사라지겠지만 새로운 역할이 만들어질 것으로 본다.
결국 4차 산업혁명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보다 구체적인 방향을 잡아 가고 있고, 이와 같은 맥락에서 국내 금융회사들도 핀테크 활성화 노력을 지속하는 등 혁신을 추구하고 있다. 그동안 미온적이던 정책당국도 전향적인 자세로 빠르게 전환하고 있다.
혁신 성장을 지원하기 위해 자본시장의 역할이 강조되고 있다. 자본시장이 활성화되는 과정에서 투자의 중요성이 부각될 것이고 투자 대상이 다양해질 것이다. 활동 무대는 글로벌로 확대될 것이며 금융회사의 형태도 다양해질 것이다. 역할과 영역이 넓어지는 과정에서 일자리가 생겨날 것이다. 자본시장 활성화가 일자리 창출과 무관하지 않은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