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태어난 곳, 첫키스를 한 곳, 기분이 좋거나 슬플 때 찾는 곳, 출퇴근길 매일 통과하는 다리, 하늘과 먼 산, 식탁….
모두에겐 각자의 도시가 있다. '힙'하지 않아도, 완벽하지 않아도 도시는 우리에게 특별하고 애틋하다. '힙플레이스'나 맛집을 찾아 도시를 소비하는 루트에서 잠시 벗어나 자신과 연결된, 자신에게만 특별한 도시를 발견해보자. 삶의 터전에 대한 사랑은 곧 자신의 사람을 사랑하는 것과 같다.
건축가인 저자는 이렇게 자신의 삶과 함께한 사적인 공간 121곳에 대한 단상을 풀어냈다. 저자의 '별자리'에는 첫사랑이 이사 간 동네처럼 지극히 사적인 장소도 있고, 건축가의 눈에만 반짝반짝 빛나는 공간도 있다. 또 연애하기 좋은 공간, 혼자 고독에 빠지기 좋은 장소, 도시 속 숨겨진 보석 같은 공간 등을 저자의 인생과 경험을 바탕으로 의미있게 풀어낸다.
저자는 생애 첫 기억이자 건축에 대한 최초의 기억이기도 한 '마루'에서 이야기를 시작한다. 그다음 자신이 태어난 동네인 구의동에서 본격적으로 '별자리 여행'을 서술한다. 책에서 말하는 별자리란 나를 형성한 공간, 지금 나에게 필요한 공간 그리고 인생에서 희미하지만 아름답고 행복했던 시공간을 의미한다.
"여러분 주변에 이런 '등잔 밑' 공간을 찾아두면 좋다. 집은 작을지라도 이 도시 속에 그런 공간을 많이 아는 사람이 부자인 것이다. 내 것은 내 것대로 쓰고, 숨겨진 주인 없는 공간도 내 것처럼 쓰는 것이 이 도시 속에서 부자로 사는 방법이다."<본문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