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 보고서 “北, 매우 치밀하게 UN 제재 회피”

입력 2019-03-12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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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 전문가 패널 대표 “15년 동안 이런 수법 본 적 없어”

▲지난해 5월 18일 파나마 선적의 상위안바오 호(오른쪽)가 해상에서 북한 백마호에 유류를 불법 환적하고 있다. AP뉴시스
▲지난해 5월 18일 파나마 선적의 상위안바오 호(오른쪽)가 해상에서 북한 백마호에 유류를 불법 환적하고 있다. AP뉴시스

북한을 대상으로 한 유엔(UN)의 제재조치는 얼마나 효과를 거두고 있을까. 북한이 아주 놀라울 정도로 ‘정교한’ 방법으로 유엔 제재를 피해 석유를 수입하고 석탄과 무기를 팔고 또 해외 은행들을 해킹하고 있다는 UN 보고서가 곧 발표될 예정이다.

휴 그리피스 UN 전문가 패널 대표는 미국 NBC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해상 밀수를 추적해 온 지난 15년 동안 이렇게 치밀하게 기획된 밀수 방식을 보지 못했다”며 제재를 피해 돈벌이를 하고 있는 북한에 놀라움을 표시했다. 그는 “그들은 더 공을 들이고 있고 또 영리해졌다”고 덧붙였다.

UN은 북한이 핵무기와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에 필요한 자금을 대지 못하도록 제재를 부과하고 있다. 이를 통해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하도록 유도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북한은 세계은행, 보험회사, 상품 중개인을 속여 가며 UN 제재를 비웃듯 활동하고 있다고 UN 보고서는 지적했다.

UN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은 이란이 지원하는 예멘의 후티 반군에게 소형 무기와 다른 군사용 장비를 팔고 있다. 이 무기들은 리비아와 수단에도 팔려나갔다고 덧붙였다. 북한은 또 사이버절도를 통해 외국은행에서 수억 달러어치의 현금을 훔쳐가고 있다. 이들은 특히 사이버보안이 취약한 곳을 대상으로 삼고 있는데 추적이 쉽지 않다.

뿐만 아니라 북한은 대량의 석유 제품과 석탄을 해상으로 운반하고 있다. UN 제재가 무색할 만큼 불법적인 운송이 이뤄지고 있다. 보고서는 “이런 위반 행위들은 2017년 유엔안전보장이사회가 북한에 부과한 제재가 얼마나 실효성이 없는지 보여주고 있다”며 “불법적인 운반은 규모, 범위, 정교함 측면에서 모두 증가했다”고 적었다.

UN 전문가 패널 보고서는 특히 작년에 벌어진 사건을 구체적으로 묘사했다. 북한은 블랙리스트에 올라있던 선박을 파나마 국적 선박이었던 ‘마이카’의 아이디를 도용해 국제선박추적시스템에 올렸다. ID를 도난 당한 선박은 기니만에서 7000마일 떨어진 곳에 있었다. 위장한 북한 선박은 5만7000 배럴의 원유를 이송했다. 그리피스 대표는 지금까지 기록된 불법 해상 운송으로는 가장 많은 양이라고 지적했다. 그리피스 대표는 “북한 선박들이 파나마, 시에라리온, 탄자니아처럼 선박 모니터링을 하지 않는 나라들의 깃발로 바꿔 달고 국제 수역을 오가고 있다”고 경고했다.

UN 전문가 패널 보고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마주한 힘든 과제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지난달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2차 북미정상회담이 아무런 협의 없이 끝나면서 북미 간 상당한 이견이 노출됐다며 우려를 표명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2006년부터 시작된 UN 대북제재로 북한이 핵무기와 미사일 개발을 포기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이번 UN 전문가 패널 보고서는 북한이 오히려 제재를 우회할 방법을 찾아 간신히 먹고 살고 또 핵과 미사일도 유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UN 보고서는 북한의 핵과 미사일 프로그램은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블랙리스트에 올라 있는 북한의 탄도미사일 회사들이 이란에서 가장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란과 그 밖의 중동 지역에서 북한 외교관들의 활동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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