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곳곳에서 지진 발생 시각인 오후 2시 46분에 맞춰 사이렌이 울렸으며 사람들이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묵념을 올렸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보도했다.
동일본 대지진 당시 황폐화된 피해 지역 해변과 언덕에서는 이른 아침부터 사람들이 모여 손을 잡고 희생자들을 애도했다.
180명 이상이 사망한 이와테현 미야코시 타로지구에서 폐허로 변한 채 쓰나미의 위험을 상기시키는 유적이 된 타로관광호텔에 주민이 모였다. 이들은 사이렌이 울리는 동시에 바다를 향해 묵념했다.
이와테현 곳곳에서 추모식이 열린 가운데 미야코시는 이날 아침 쓰나미 대피 훈련을 하려 했지만 악천후로 중단됐다. 미야코시는 2012년부터 매년 이날에 훈련을 실시했으며 중단된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미야기현 이시노마키시에서는 쓰나미로 3명의 자녀를 잃은 50세의 생존자가 자택에 모신 3개의 지장보살 상 앞에서 합장했다. 이들 지장보살은 당시 사망했던 장녀(13)와 장남(10) 차녀(8)를 상징한다.
이 자리에는 8년간 서로 의지해왔던 피난소의 이웃들과 죽은 아이의 동급생, 자원봉사자 등 약 50명이 모여 과자와 꽃 등을 놓고 죽은 어린이들과 그 가족들을 애도했다.
이시노마키시의 유쇼 지구에서는 오전 11시 반 위령비 제막식이 있었다. 비가 내리는 가운데 유족 등 100명 이상이 참석했다. 비석에는 희생자들의 이름과 재난 상황이 새겨져 있다. 직원과 환자 총 64명이 숨진 시립 유카쓰병원도 가까운 곳에 있다.
쓰나미로 약 200명이 숨진 미야기현 센다이시 와카바야구는 아직도 황무지가 눈에 띈다. 이 지역에 거주하는 30세의 한 주부는 지진 당시 근무하던 양로원에서 쓰나미와 직면했다. 자신은 옥상으로 올라가 살았지만 늦게 대피한 노인과 직원들은 쓰나미에 휩쓸렸다. 위령비에 헌화한 이 주부는 현재 5세와 3세인 두 아이의 어머니다. 그는 “두 아이 모두 지진을 모르는 세대”라며 “어른이 되면 이곳에 데리고 와 지진의 기억을 계승하겠다”고 말했다.
일본 정부는 이날 오후 도쿄 지요다구 국립극장에 아베 신조 총리 등이 참석한 가운데 동일본대지진 희생자 추도식을 열었다.
아베 총리는 “피해자의 생활 재건을 지원하고 부흥에 속도를 낼 것”이라며 “앞으로 3년간 재난 방지와 피해 감소 대책을 더욱 개선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8년 전 바로 이날 일어난 대지진에 올해 3월 1일 기준 사망자는 1만5897명에 이르며 실종자도 2553명에 달한다. 지진 후 피난 생활 도중 건강이 악화해 숨지거나 자살한 사람도 3701명이다.
특히 후쿠시마 제1원전 방사능 유출 사고로 여전히 많은 사람이 고향에 돌아오지 못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