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벤처기업 활성화를 위해 정책펀드를 확대하면서 창업투자업계에도 기대가 모이고 있다.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펀드를 운용할 전문인력 부족과 수혜 업체의 중복 수급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11일 중소벤처기업부와 관련업계에 따르면 벤처펀드의 정책성 출자자는 정부부처와 산업은행, 금융당국(성장사다리펀드), 고용보험기금, 지방자치단체 등으로 구성된다. 민간 출자자로는 은행과 연기금, 대기업, 공제회 등이 있다.
지난해 기준 벤처펀드 출자 비중은 금융기관 26.5%, 모태펀드 20.0%, 연금‧공제회 11.6% 등으로 나타났다. 다음으로 벤처캐피탈(VC) 10.4%, 일반법인 9.5%, 성장사다리 4.1%, 산업은행 3.8% 등이 뒤를 이었다.
창업투자사별 모태자펀드 출자액을 보면 KB인베스트먼트가 380억 원을 받아 1760억 원을 조성하며 선두에 올랐다. 포스코기술투자는 355억 원을 출자 받아 842억 원을 조성하며 뒤를 이었다.
티에스인베스트먼트는 320억 원을 수급해 1307억 원을 조성했다. 케이넷투자파트너스와 대성창업투자는 각각 300억 원을 출자 받아 500억 원과 471억 원의 펀드를 만들었다.
이어 대교인베스트먼트 285억 원(이하 조성 435억 원), 시너지아이비투자 280억 원(480억 원), 메디치인베스트먼트 280(785억 원) 등이 안착했다. 미시간벤처캐피탈은 250억 원(375억 원), 이수창업투자도 200억 원(310억 원)을 출자 받으며 상위 10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VC별 투자 실적을 보면 한국투자파트너스가 2121억 원(99개 업체)을 기록했다. 소프트뱅크벤처스는 1636억 원(32개), 에스비아이인베스트먼트는 1445억 원(38개)로 뒤를 이었다.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1393억 원), 스마일게이트인베스트먼트(1135억 원), 케이비인베스트먼트(1094억 원)도 투자금 1000억 원을 돌파했다.
이어 인터베스트 934억 원, 케이티비네트워크 872억 원, 에이치비인베스트먼트 782억 원, 아이엠엠인베스트먼트 761억 원 등이 10위권에 들었다.
정부는 운용사를 선정할 때마다 펀드의 분야와 목적에 맞춰 조건을 공고하고 있다. 하지만 자금을 지원받는 기업들은 중복 수급에 제한이 없는 실정이다. 상대적으로 규모가 크고 성공 가능성이 높은 일부 기업에 자금이 집중되면 보다 많은 업체에 대한 기회가 제한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벤처펀드를 운용할 전문인력의 부족도 문제로 꼽힌다. 지난해 신규 벤처펀드 결성액은 4조6868억 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지만, 밴처캐피탈 인력 증가율은 신규펀드 증가율의 절반인 7% 수준에 그쳤다.
올해 3개 산업기술정책펀드를 신규 조성하는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기술력을 갖춰 선정된 업체가 기존의 정책펀드와 중복돼 자금을 받더라도 이를 제지하는 내용은 없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