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S와 함께 글로벌 양대 의결권 자문사로 꼽히는 미국 글래스 루이스(glass lewis)가 현대자동차 주주총회를 앞두고 엘리엇 대신 현대차의 손을 들어줬다.
이들은 지난해 5월, 현대차 지배구조 개편 추진 때에는 엘리엇의 의견에 찬성한 바 있다.
10일 블룸버그를 포함한 주요 외신 등에 따르면 글래스 루이스는 현대차 주총 의안과 관련해 엘리엇의 제안 대신 현대차 손을 들어줬다.
글래스 루이스는 배당 의안에 대해 사측이 제시한 1주당 3000원(보통주 기준) 지급에 찬성했다. 거꾸로 엘리엇이 제안한 1주당 2만1967원(보통주 기준)에는 반대할 것을 권고했다.
글래스 루이스는 이번 보고서에서 "이번처럼 대규모 1회성 배당금을 지급해 달라는 (엘리엇 측의)제안에 대해 주주들에게 지지를 권고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사측 입장에 찬성하는 이유를 밝혔다.
이어 "빠르게 진화하는 자동차산업의 특성을 고려할 때 현대차가 경쟁력 향상과 장기적 수익률 제고를 위해 상당한 연구개발(R&D) 비용과 잠재적 인수합병(M&A) 활동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1회성 배당 확대가 주주에게 단기 이익을 더해줄 수 있으나 중장기적인 기업의 생존 전략에는 부합하지 않는다는 판단이 선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글래스 루이스는 지난해 5월 현대차와 현대모비스 주주들에게 "현대모비스 분할 및 합병 안건에 반대표를 행사할 것"을 권고한 바 있다.
당시 "현대글로비스 주주들에게만 유리한 내용"이라며 배경을 덧붙이기도 했다.
지난해 글로벌 양대 의결권 자문사인 ISS(Institutional Shareholder Services)와 글래스 루이스가 잇따라 엘리엇의 주주제안을 찬성하자 현대차그룹은 지배구조 개편에 급제동이 걸리기도 했다.
반면 글래스 루이스의 이번 권고안을 두고 확대 해석을 경계하는 목소리도 이어진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안 전체에 대한 찬성이 아닌, 현대차 주주총회 안건에 대한 찬성인 만큼 향후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면서도 "일단 회사의 중장기 R&D 전략과 적절한 배당 확정 등이 외국인 주주들에게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진 셈"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