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중앙은행(ECB)이 올해 유로존의 경제 전망을 대폭 하향하고 연내 추가 경기부양책을 도입한다고 발표했다.
ECB는 7일(현지시간) 열린 통화정책회의에서 현재 ‘제로(0)’인 기준금리를 동결하고, 새로운 장기대출프로그램(TLTRO-Ⅲ)을 도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CB는 작년 말 양적완화 정책을 종료하고 올 여름까지만 현 제로 금리를 유지할 계획이었으나 연내 금리인상은 아예 포기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로 이미 미국이 기준금리 인상을 보류하고, 중국도 은행을 통하지 않고 자금을 융통할 수 있는 ‘그림자 금융’에 대한 규제를 완화하는 등 세계 주요 중앙은행들이 경기 둔화에 대한 경계 태세에 돌입하자 ECB도 보조를 맞춰 파격적으로 금융정책을 선회한 것으로 보인다.
ECB는 지금까지 금융정책 포워드 가이던스로 현재 0%인 주요 정책금리 수준을 “적어도 2019년 여름까지”로 유지하기로 했었다. 그러나 이번 회의에서 이 표현을 “적어도 연말까지”라고 바꿔 금리 인상을 2020년 이후로 넘길 뜻을 분명히했다.
ECB는 또 올 9월부터 새로운 장기대출프로그램(TLTRO-III)을 시작하기로 결정했다. 2021년 3월까지 2년 만기로 저리 자금을 은행에 공급함으로써 기업과 가계에 돈이 돌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ECB는 2016~2017년에도 이와 같은 대출프로그램(TLTRO2)을 통해 7000억 유로 이상을 은행에 대출해줬다. 새로운 프로그램을 통해 2020년 6월 이후 만기를 맞는 이탈리아 등지에 자금난이 발생하기 않도록 미리 진화할 목적도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는 기자 회견에서 “리스크가 아래쪽으로 기울고 있다”며 경기 전망에 강한 경계심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2019년 유로존의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1.1%로 작년 12월 시점에 예상한 1.7%에서 0.6%포인트 하향 조정했다. 소비자물가상승률도 1.6%로 1.2%에서 낮췄다. 드라기 총재는 “경기 침체가 물가 회복을 지연시키고 있다”며 기준금리 동결과 TLTRO-III 등 금융 완화책을 통해 경기를 뒷받침할 뜻을 시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