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너 별장이 회사 연수원으로 둔갑...국세청, '숨은 대재산가' 95명 전방위 세무조사 착수

입력 2019-03-07 12:13 수정 2019-03-07 1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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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세청이 중견 고소득 대재산가를 상대로 전방위 세무조사에 착수했다.

국세청은 중견기업 사주일가, 부동산재벌 등 고소득 대재산가 95명에 대해 전국 동시 세무조사에 착수했다고 7일 밝혔다.

조사 대상은 이른바 대기업과 총수 일가 등에 비교해 상대적으로 과세당국의 검증 기회가 적었던 이른바 '숨은 대재산가'들이다.

국세청에 따르면 한 법인의 사주는 쓰지 않은 판매·관리비를 법인 비용으로 처리하는 수법으로 자금을 빼내 자녀 유학비 등에 썼다가 조사 대상에 포함됐다.

또 가족의 휴양시설을 회사 연수원 명목으로 사들이거나 직원이 아닌 친인척·자녀 등에게 인건비를 지급한 '뻔뻔한' 사주도 과세당국의 감시망에 포착됐다.

매출거래 과정에 유령 법인을 끼워 넣고 통행세를 받거나 위장계열사와 거래를 하며 과다한 비용을 주는 등 일부 얌체 대기업의 수법을 그대로 모방한 사례도 있었다.

조사 대상 95명의 재산은 총 12조6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국세청은 추산하고 있다.

1인당 평균 1330억원으로, 재산 유형별로는 주식이 1040억원, 부동산이 230억원이었다. 나머지는 이자·배당 등 금융자산으로 추정됐다.

구간별로 보면 100억원 이상 300억원 미만이 41명으로 가장 많았고 5천억원이 넘는 대재산가도 7명이나 됐다.

업종별로는 제조업이 31명으로 가장 많았고 건설업(25명), 도매업(13명) 등 순이었다. 부동산 관련업은 10명, 병원 등 의료업은 3명이었다.

국세청 관계자는 “이번 조사 대상은 사주일가의 해외출입국 현황, 고급별장·고가미술품 자산 취득 내역, 국가 간 정보 교환 자료 등을 분석해 선정됐다”며 “개인별 재산·소득 자료, 외환거래 등 금융정보와 내·외부 탈세정보 등도 활용됐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여기에 국세행정시스템 엔티스(NTIS)의 고도화된 정보 분석 기능은 개인·기업 간 거래 내역 전반과 재산의 축적과 승계에 대한 입체적 분석을 가능하게 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국세청은 이번 조사 결과에 따라 공정거래법상 불공정거래, 기업 사주의 횡령·배임 등 중대한 위법행위에 대해서는 검찰·공정거래위원회 등 유관기관에 통보하는 방안도 적극 검토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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