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쏭語 달쏭思] 미닫이 여닫이 들창

입력 2019-03-07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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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기 전북대 중문과 교수

‘문(門)’을 나타내는 순우리말 중에 미닫이와 여닫이가 있다. 미닫이는 문 아래에 작은 바퀴를 붙여 홈, 즉 오목하고 길게 판 줄을 따라 옆으로 밀어서 여는 문을 말하고, 여닫이는 문의 한편에 세로로 경첩(돌쩌귀)을 붙여 안팎으로 여는 문을 말한다. 그런가 하면 창문 중에는 창틀의 중간에 축을 박아 그 축을 중심으로 창문의 반만 상하로 들어 올려 열고 닫는 것도 있다. 흔히 들창이라고 하는 것이 바로 그런 창문이다. 들창은 ‘들(들다)’이라는 한글과 ‘창(窓)’이라는 한자가 결합하여 이루어진 말이다. 이 들창도 실은 들어 올리기만 하는 게 아니라 열 때는 들어 올리고 닫을 때는 내리므로 미닫이나 여닫이처럼 순우리말로 표현한다면 ‘드내리’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1967년도에 가수 남진이 불러서 크게 히트한 ‘우수(憂愁:걱정과 근심)’라는 노래의 가사 “잊으려 해도 잊지 못할 그대 모습 그려볼 때 밤비는 끝없이 소리 없이 내 마음 들창가에 흘러내린다”에 나오는 들창이 바로 그런 들창, 즉 ‘드내리’라고 할 수 있는 창문이다.

미세먼지가 심하다는 예보가 잇따르고 있다. 창문을 열기가 겁이 난다. 그렇다고 해서 창문을 계속 꼭꼭 걸어 닫고 살 수는 없다. 단 몇 시간이라도 미세먼지 농도가 보통 이하로 떨어지는 틈을 타서 창문을 열고 환기를 해야 한다. 그 옛날 푸른 하늘과 맑은 공기가 한없이 그립다. 중국으로부터 밀려오는 황사와 미세먼지로 인해 이제는 산으로 가도 맑은 공기를 마실 수가 없다. 참 안타까운 일이다.

미닫이, 여닫이, 들창 등은 다 개(開:엶)와 폐(閉:닫음)를 조절하며 쾌적하게 살기 위해 만든 문들인데 그런 문을 마음대로 열 수 없는 세상이 되어 버렸다. 문을 맘대로 열지 못하는 세상이라서 그런지 사람들 마음의 문도 자꾸만 닫히는 것 같다. 마음의 문을 닫고 혼자 사는 사람이 늘고 있다니 안타깝다. 황사와 미세먼지가 꽉 찬 하늘만큼이나 답답한 세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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