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연구·개발(R&D)과 미래 기술 분야에 향후 5년간 총 45조3000억 원을 투자한다. 아울러 오는 2022년까지 자동차 부문에서 영업이익률 7%, 자기자본이익률(ROE) 9% 달성을 목표로 삼았다.
현대자동차는 27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기관투자자 대상으로 ‘CEO 인베스터 데이’를 개최하고 이 같은 내용을 뼈대로 한 '중장기 대규모 투자계획 및 재무 전략'을 발표했다.
현대차가 구체적인 수익성 목표를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는 현대차 대표이사 선임을 앞둔 정의선 수석부회장이 경영 전면에 나서면서 주주 및 시장과의 소통, 주주가치 경영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보인 결과다.
◇ 5년간 45조 원 미래차에 투자 = 현대차는 오는 2023년까지 △연구·개발(R&D)과 경상투자 등에 약 30조6000 억원 △모빌리티·자율주행 등 미래기술에 약 14조7000억 원 등 총 45조3000억 원을투자한다. 이는 연 평균 9조 원에 달한 투자 규모로, 과거 5년 평균 투자금(5조7000억 원) 대비 58% 이상 늘어난 수치다.
우선 연구·개발 부문에서는 △상품경쟁력확보에 20조3000억 원 △시설장비 유지보수와 노후 생산설비 개선등 경상투자에 10조3000억 원을 각각 투입한다.
현대차가 이처럼 과감한 투자 단행을 결심한 것은 특히 미래차 관련 핵심기술을 강화해 4차산업혁명을 주도하는 ‘게임 체인저’로 도약하기 위해서다.
특히 글로벌 자동차 수요를 이끌고 있는 스포츠 유틸리티 차량(SUV)과 고급차 시장에 대한 대응력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기 위해서다.
SUV는 2017년 4종 대비 오는 2020년까지 8종으로 늘리고, 고급차 시장 선점을 위해 미국 내 제네시스 판매를 본격확대한다. 제네시스는 지난해 미국에서 1만580대를 판매, 점유율 1.6%를기록했으며, 올해는 3만1000대 판매, 점유율을 4.8%까지 확대한다는목표다.
미래투자 부문에 대해서는 △차량공유 등 스마트모빌리티 분야에 6조4000억 원 △차량전동화 분야에 3조3000억 원 △자율주행 및 커넥티비티 기술에 2조5000억 원 △선행개발 및 전반적 R&D 지원 사업에 2조5000억 원을투입한다.
현대차는 글로벌 모빌리티 기업들과 협력하며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제공기업'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전동화 시장에서는 전기차 및 수소전기차에 대한 기술 우위를 더욱 강화할 방침이다.
특히 수소전기차 분야에서는 오는 2030년까지 약 8조 원을 투자하고, 50만대 생산체제를구축할 계획이다.
첨단 운전자보조 시스템(ADAS) 및 자율주행 기술을 고도화하고 2021년에는국내에서 자율주행 로보택시를 시범 운영할 계획이다.
◇ 2022년까지 영엽이익률 7%까지 끌어올려 = 아울러 2022년까지 영업이익률 7% 달성을 위해 △글로벌 점유율 확대 △원가 구조 및 경영효율성 개선 △제품믹스 개선 및 브랜드 제고 등에 나선다.
경쟁력 있는 신차를 지속 출시해 미국, 중국 등 주력시장 점유율을 회복하고 인도 등 신흥국 시장에서는 선전을 지속하겠다는 전략이다. 아세안 등 신규 시장에도 적극 진출할 계획이다.
또 ROE 9% 달성을 위해 △수익성 개선 △주주환원 제고 △효율적인 자본 운용 정책 등을 실시한다.
ROE는 투입한 자기자본 대비 얼마 만큼의 이익을 나타내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다. ROE가 9%면 100억 원의 자본을 투자해 9억 원의 이익을 냈다는 의미다.
일반적으로 ROE가 높은 기업은 경쟁우위에 있거나, 적극적인 주주환원 등을 통해 주주가치를 극대화하고 있다는 시장의 평가를 받는다.
이에 현대차는 수익성을 최우선으로 고려하는 경영 활동을 전개하고, 투자와 주주환원의 균형을 통해 주주가치를 끌어올리는 동시에 자산 배분 및 자금 조달정책을 효율화할 계획이다.
현대차는 2013년 18.6%에 달하던 ROE가 지속적으로 하락, 지난해 기준 1.9%까지 떨어진 상태다.
이원희 현대차 사장은 “경쟁력 제고를 위한 투자 확대로 지속 가능한 성장 기반을 구축하고, 다각적인 주주가치 제고 노력을 통해 약속한 수준 이상의 ROE 달성을 조기에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 잉여현금흐름(FCF) 30~50% 배당 기조 유지 = 현대차는 시장친화적 주주환원도 지속 실시한다. 현대차는 2014년 말 주주환원 확대 추진 발표 이후, 발행주식 1% 수준의 자사주를 매입했고, 2013년 주당 1900원 수준이었던 배당금을 2015년 4000원까지 올렸다.
현대차는 수익성 하락에도 불구하고 주주 및 시장과의 신뢰 제고 차원에서 지난해에도 대규모 이익소각과 자사주 매입을 실시한 바 있다.
현대차는 앞으로도 잉여현금흐름(FCF) 30~50% 배당 기조 아래, 글로벌 업계 평균 수준의 배당성향 달성을 지속하고, 수익성 개선에 기반한 주주환원 확대를 계속해 나갈 방침이다.
현대차는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유동성 확보도 유지한다. 약 14조~15조 원수준의 필수 유동성을 지속 확보해 나가기로 했다.
현대차는 경영활동에 필요한 최소 운전자본과 함께 매년 1조원 수준 이상의 시장친화적배당을 위한 적정 재원 확보가 필요하다는 판단이다.
글로벌 완성차 업계는 약 24조~25조원 수준의 유동성을 확보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원희 사장은 “다양한 경영과제를 극복함과 동시에 수익성 회복도 추진해 나갈 방침”이라며 “특히 국내외 우수 인재들을 적극적으로 영입해 적재적소에 배치하고 조직의 생각하는 방식, 일하는 방식에서도 변화와 혁신을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