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자들은 미국과 중국의 무역협상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그러나 이번 주 발표된 한·일 양국의 무역통계 결과는 미·중 협상 결과보다 이미 시작된 세계적인 경기침체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는 점을 상기시켰다고 2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분석했다.
세계 경제를 낙관하는 사람들에게 중국과 일본의 무역통계에 차이가 있다는 것은 나쁜 징조라고 WSJ는 지적했다.
중국의 집계에 따르면 1월 대일본 수입은 전월 대비 2% 감소했다. 그러나 같은 기간 일본의 대중국 수출은 31.7% 급감해 양국의 통계는 극명한 차이를 보였다. 두 나라 사이의 통계가 이렇게 크게 차이가 난 것은 8년 만에 처음이다.
안 좋은 소식은 양국의 무역통계 차이가 컸을 때는 결과적으로 일본 측 집계가 사실에 부합했다는 점이다. WSJ의 분석에서 2011년 2월 중국과 일본 무역통계 차이는 46.7%포인트에 달했다. 그 다음 달 중국은 대일본 수입이 전월 대비 46.5% 급증했다고 발표했다. 선례를 살펴보면 중국의 2월 무역통계에서 대일본 수입이 심하게 침체됐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더욱 안 좋은 징조는 한국의 무역지표 부진이다. 이달 들어 20일까지 한국의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11.7%, 수입은 17.3% 각각 급감했다. 이는 2016년 중반 이후 최악의 성적이다. 한국의 대중국 수출은 13.6%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오늘날 한국의 부진은 미래 세계 경기침체를 의미한다고 WSJ는 강조했다. 한국은 다양한 부문에서 국제적 공급망의 중심에 있다. 한국에서 다른 아시아 국가로 수출되는 기계부품들은 수주 또는 수개월 뒤 완제품으로 변해 유럽이나 미국으로 수출된다.
세계적인 무역침체 원인을 미·중 무역마찰에만 돌리는 것은 비논리적이다. 이런 침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에 추가 관세를 처음 부과한 지난해 5월보다 훨씬 이전부터 시작됐다.
WSJ는 한·중·일 세 나라를 둘러싼 무역침체의 진짜 주원인으로 중국의 경제성장 둔화를 주목했다. 그러면서 미국과 중국 정부가 무역합의에 도달하면 양국의 수출과 투자자들에게는 희소식이 될 것이지만 중국 경기둔화가 해소되기 전까지 광범위한 세계 무역침체가 개선될 가능성은 낮다고 내다봤다.
이에 글로벌 무역이 진정으로 회복하는 시점은 중국 정부의 국내 경기부양책이 효과를 발휘하기 시작한 이후가 될 전망이다. 중국의 1월 위안화 신규 대출은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으나 여전히 세계 무역 회복이 실현되기까지는 앞으로 수개월이 더 걸릴 수 있다고 WSJ는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