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해외에서 긁은 카드값이 사상 처음으로 20조원을 돌파했다. 출국자수가 증가한데다 원화 강세(원·달러 환율 하락)로 씀씀이가 커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고고도미사일(사드) 배치에 따른 제재가 풀리면서 중국인(유커)을 중심으로 관광객이 늘면서 외국인이 국내에서 쓴 카드값도 1년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이를 원화로 환산하면 21조1478억원에 달하는 규모다. 해외 카드사용액은 2012년 사상 처음으로 10조원을 돌파한 10조6333억원을 기록한 이래 7년만에 20조원을 넘어선 것이다.
정선영 한은 자본이동분석팀 차장은 “출국자수가 증가한데다 환율이 하락했다. 기본 여행경비가 증가했을 것이고 해외에서 물건을 사는 씀씀이도 늘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지난해 출국자수는 2870만명으로 전년(2650만명) 대비 8.3% 증가했다. 원·달러 환율은 1100.3원(평균환율 기준)으로 전년(1130.84원)보다 2.7% 떨어졌다.
카드 종류별로는 신용카드가 136억1700만달러로 전년(124억5700만달러)보다 9.3% 증가했다. 체크카드는 전년(43억8000만달러)대비 22.4% 늘어난 53억6000만달러를 기록했다. 반면 직불카드는 2억4200만달러로 전년(3억500만달러) 대비 20.7% 감소했다. 카드별 사용비중은 신용카드가 70.9%를, 체크카드가 27.9%를, 직불카드가 1.3%를 차지했다.
반면 비거주자의 국내 사용실적은 92억8900만달러(10조2207억원)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85억2100만달러 대비 9.0% 증가한 것이다. 2017년에는 사드배치에 따른 중국의 단체관광 금지로 전년대비 20.4%(21억8700만달러)나 급감한 바 있다.
정 차장은 “사드문제가 해소되면서 작년 2분기부터 중국인 관광객이 조금씩 늘기 시작했다. 중국 기저효과에 일본과 동남아를 중심으로 관광객이 늘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