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EU 집행위원회(EC)의 마르가리티스 시나스 대변인은 이날 브뤼셀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미국이 징벌적 관세를 발동하면 우리도 바로 대항하겠다”고 밝혔다.
시나스 대변인은 또 “자동차 수입이 미국 국가안보에 위협을 주는지에 관한 상무부의 조사를 이해하지만 그 결과가 유럽의 수출에 불리하게 작용한다면 EU는 신속하고 적당한 대책을 내놓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상무부는 지난 17일 자동차 수입이 미국 국가안보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한 보고서를 백악관에 제출했다. 보고서 내용이 공개되지는 않았지만 자동차 업계에선 수입 자동차 때문에 미국 국가안보가 훼손된다는 내용을 담고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90일 이내에 상무부의 보고서에 따라 수입 자동차에 징벌적 관세를 부과할지 결정해야 한다.
유럽이 미국의 관세부과 가능성을 경고하고 나섰지만 극단적인 방식으로 이어지길 바라지는 않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보고서 권고에 따라 관세 조치에 나서면 독일의 자동차 산업엔 재앙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독일 뮌헨에 있는 연구소에서 나온 보고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공언한 대로 25%의 수입 관세 부과 시 독일 자동차 수출은 절반으로 줄어들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동안 트럼프 대통령은 유럽산 자동차, 특히 독일산 자동차가 미국 자동차 산업에 해를 끼치고 있다며 유럽산 자동차에 대해 25%의 수입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위협해왔다.
독일 앙겔라 메르켈 총리 대변인 스테판 세이버트는 “보고서에 유럽산 자동차가 미국 안보를 위협하고 있다는 내용이 담긴 걸로 안다”며 “현재 진행 중인 유럽위원회와 미국과의 협상에서 대화로 잘 풀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메르켈 총리 역시 16일 열린 뮌헨안보회의에서 이 문제를 언급했다. “미국에서 판매된 독일 자동차의 상당수가 미국 공장에서 생산된 것”이라며 “이 자동차들이 미국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된다면 그건 충격적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장 클로드 융커 EU 집행위원장과 워싱턴에서 만나 미국과 유럽의 무역 분쟁 해법을 논의했다.
그럼에도 미국이 끝내 유럽산 자동차에 징벌적 관세를 부과할 경우를 대비해 EU는 총 200억 유로에 달하는 보복 관세를 준비 중이다.
독일의 주요 비즈니스 로비 조직인 BDI는 기업의 불확실성을 더 이상 증가시키지 않도록 미국 상무부 보고서의 즉각 공개를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