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이사회 평가 모형 개발…"지배구조 개선 디딤돌될까"

입력 2019-02-18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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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SK그룹 회장이 26일 경기 이천 SKMS연구소에서 열린 2018 확대경영회의에 참석, 글로벌 성장과 일하는 방식의 혁신에 대한 각 관계사 CEO들의 발표 내용을 듣고 있다.(사진제공=SK)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26일 경기 이천 SKMS연구소에서 열린 2018 확대경영회의에 참석, 글로벌 성장과 일하는 방식의 혁신에 대한 각 관계사 CEO들의 발표 내용을 듣고 있다.(사진제공=SK)

“기업이 경쟁력을 갖기 위해서는 사업구조와 재무구조, 지배구조가 모두 경쟁력이 있어야 합니다. 특히 경쟁력있는 지배구조를 갖추기 위해서는 이사회가 독립성과 효율성이라는 두 가지 핵심요소와 기능을 동시에 추구해야 합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지난 2004년 외국계 펀드인 소버린자산운용의 경영권 공격을 받은 뒤 이사회를 강화하는 내용의 지배구조 개선안을 내놓으며 한 말이다.

SK가 이사회 평가 모형 개발을 추진하고 있는 배경 역시 최 회장의 발언과 일맥상통한다. 이사회의 독립성과 효율성을 제고하기 위해 이사회 활동의 평가 기준을 새로 마련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최근 그룹의 경영 기치가 ‘주주 등 이해관계자의 행복’ ‘사회적 가치 창출’ 등으로 발전하면서 이사회의 역할 방향도 수정할 필요성이 제기됐다는 점도 이번 이사회 평가 모형을 개발하고 있는 이유 중 하나로 분석된다.

SK그룹의 이사회는 경영지배구조 사항부터 투자, 기획, 회계, 재무 등 경영사항에 관한 주요 의사 결정을 하는 중요한 협의체다. 최 회장이 최근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각사 경영은 CEO와 이사회의 자율적 판단에 맡긴다”고 밝혔을 만큼 SK그룹 내 이사회는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

SK는 소버린 사태 이후 이사회의 역할을 지속적으로 강화하고 있다. 당시 최 회장은 “가장 선진적인 지배구조로 평가 받고 있는 미국 GE보다도 더 독립적이고 효율적인 이사회로 만들겠다” 며 “SK 사태 재발 방지를 위한 최선의 대책은 미래 경쟁력 확보와 함께 투명한 의사결정 체계를 갖추는 것”이라고 말하며 지배구조 개선안을 내놨다.

당시 개선안에는 이사회의 사외이사 비율 70% 이상 확보, 투명거래위원회 신설 등 한층 진일보한 이사회 역할이 담겼다.

이후로도 SK 계열사의 이사회 역할 강화를 위한 노력은 지속되고 있다. SK㈜는 지난 2016년 거버넌스 위원회를 설립해 주주가치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경영 결정 사항을 사전 심의하고 있다.

또한 SK하이닉스는 지난해 3월 ‘선임사외이사제도’를 도입하고 이사회 내 지속경영위원회도 신설했다.

선임사외이사가 사외이사회를 소집·주재해 사외이사 의견을 듣거나 경영진에 주요 경영현안에 관한 브리핑을 요구하고 이사회 운영에 대한 평가를 할 수 있어 사외이사의 독립성과 견제·감시 기능이 강화된다. 지속경영위원회를 통해서는 회사의 지속경영과 사회적 가치 창출 전략을 논의해 의사결정 과정에서 전문성과 투명성을 제고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이번 이사회 평가 모형이 도입된다면 SK그룹 전반에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최 회장 등 SK그룹 내 최고 의사결정권자들이 모여 그룹의 지배구조 최정점에서 총괄적으로 그룹을 관리하고 전략 방향을 결정하는 SK㈜에서 논의한 만큼 이사회의 투명성과 경쟁력 강화라는 방향성은 계열사에 공통적으로 적용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 SK㈜ 이사회 이사들은 SK텔레콤, SK네트웍스, SKC, SK차이나 등의 계열사에 이사직을 겸직하고 있다는 점도 이사회 평가 모형이 그룹 전반에 영향을 미칠 것이란 예측이 가능한 이유다.

재계 관계자는 “지배구조개선안과 이사회 평가 모형 개발안이 보고됐다는 것은 SK그룹이 다시 한번 선진적인 지배구조를 만들기 위해 변화를 준다는 신호로 보인다”며 “최근 혁신적인 경영 방안을 내놓고 있는 SK가 이번엔 어떤 실험적인 제도를 내놓을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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