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세계 실업률이 금융위기 이전 수준으로 하락했다고 국제노동기구(ILO)가 13일(현지시간) 발표했다. 다만 ILO는 “일자리 질은 낮아지고 있고 일자리 남녀격차 문제도 여전하다”고 지적했다.
ILO의 연례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실업자 수는 전년보다 200만 명 줄어든 1억7200만 명으로 실업률은 5%를 기록했다. ILO는 세계 실업률이 2008년 리먼 쇼크로 인한 경기 침체 이전 수준으로 회복됐다고 평가했다. 또 내년 실업률은 더 하락해 4.9%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2022년까지 4.9%의 실업률이 유지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데버러 그린필드 ILO 사무총장은 우려의 목소리도 전했다. 그는 “악화하고 있는 경제 전망이 신흥국에 이미 영향을 미치고 있다”면서 “실업률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경제 불확실성이 커지고 경제 전망이 좋지 않아 세계 실업률 하락은 시간이 좀 걸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ILO는 “세계 일자리 시장의 질은 현격히 떨어졌다”고 경고했다. 다미안 그림쇼 ILO 조사국장은 “노동인구의 61%에 해당하는 20억 명의 노동자가 질 나쁜 일자리에 속해 있다면서 낮은 임금과 취약한 사회보장제도에 노출돼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일을 한다고 모두 만족할 만한 생활을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며 “일을 하고 있지만 형편없는 생활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전했다.
보고서는 또 새로운 사업 분야에서 이뤄지고 있는 노동정책의 문제점도 경고했다. 웹을 기반으로 하는 기술 기반 사업 모델이 임시직을 늘리고 있다면서 제대로 관리되지 않으면 이런 경향은 더욱 심화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ILO는 남녀 간 일자리 격차도 좀처럼 해결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노동 가능 인구 중 남성은 75%가 일자리를 갖고 있지만, 여성은 그 비율이 48%에 불과하며 이 같은 상황은 거의 고착돼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