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남부를 거점으로 하는 2개의 지방은행이 합병해 미국 6위 은행으로 부상했다. 이는 리먼브러더스 사태 이후 10년 간 최대 규모의 은행 간 합병이다. 저금리에 따른 경영 압박이 계속되는 가운데 금융권에서는 규모 확대를 통한 생존 몸부림이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7일(현지시간) 미국 남부 조지아에 본사가 있는 BB&T가 같은 남부 노스캐롤라이나에 있는 선트러스트뱅크를 주식 교환 형식으로 인수하기로 합의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이에 따라 선트러스트 주주는 1주당 BB&T 주식 1.295주를 받는다. BB&T 주주는 통합 후 새 회사의 지분 57% 가량을 보유한다.
블룸버그가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6일 종가 기준으로 BB&T의 선트러스트 주식 취득액은 281억 달러다. 통합에 따라 두 은행의 이름은 사라지고, 새로운 은행이 탄생해 노스캐롤라이나 샬럿에 본사를 두게 된다. 새 은행은 직원 약 6만 명, 자산 규모 4400억 달러로 추산된다. 이는 JP모건체이스와 뱅크오브아메리카, 웰스파고 등에 이어 미 전역을 통틀어 여섯 번째로 큰 규모다.
합병 소식에 7일 증시에서는 선트러스트의 주가가 한때 전날보다 12.7% 폭등했다. 이는 일간 기준으로 2009년 이후 최대폭이다. BB&T는 6.1% 뛰었다.
미국 언론들은 이번 합병에 대해 리먼 사태 이후 10년 간 최대 규모의 은행 합병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직전 최대 규모의 합병은 뱅크오브아메리카가 2009년 1월 메릴린치를 405억 달러에 인수한 건이다.
미국의 금융 산업은 저금리로 수익 환경이 악화하고 있는데다 핀테크 도입으로 막대한 자금을 필요로 하고 있다. BB&T와 선트러스트는 두 은행이 합병을 통해 2022년까지 16억 달러의 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전문가들은 “도널드 트럼프 정권의 규제 완화도 뒷받침이 되고 있는 만큼 규모의 확대를 목표로 한 기업 인수합병(M&A) 움직임은 가속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