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사들의 배당 확대 움직임에 TR 상품이 입소문을 타고 있다. 투자자들의 높아진 관심에 자산운용사들도 관련 상품들을 줄줄이 출시하고 있다.3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배당금을 재투자하는 TR(총수익·Total Return) 상품이 인기몰이 중이다. 특히 대형주 종목 중 배당금이 높은 기업에 집중 투자하는 TR ETF(상장지수펀드)가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스튜어드십 코드와 주주행동주의로 배당이 확대되면서 자산운용사들은 관련 상품들을 잇따라 출시 중이다. 현재 국내 상장된 TR ETF는 총 8종목으로 올해에만 2종목이 신규 상장됐다. 최근 한국거래소가 TR지수를 확대 편성하면서 관련 상품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상장기업의 배당규모가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배당투자에 대한 시장 참여자의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며 “TR 상품이 추가 출시되면서 투자자들의 선택 폭이 확대된 점은 긍정적”이라고 밝혔다. 최근 3년간 코스피 상장사들의 배당규모는 크게 증가했다. 2016년 19조2000억 원이던 배당금액은 지난해 25조 원까지 불어나 30% 넘게 증가했다. 배당을 실시한 기업도 501개사에서 545곳(8.78%)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한 달간 TR ETF는 평균 7.69%의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순자산 총액은 3조8444억 원(29일 기준)으로 지난해 말(3조4153억 원) 대비 12.56% 증가했다. 종목별로는 ‘TIGER MSCI Korea TR’(8.32%), ‘KODEX MSCI Korea TR’(8.04%)가 높은 수익을 거뒀다.
한편 경기 둔화와 기업들의 실적 부진으로 TR 상품에 대한 관심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이경수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몇 년간 국내 기업 실적이 둔화되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며 “투자자들은 기업 ‘이익’보다는 ‘배당’ 확대 여력에 집중하는 심리를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강송철 신한금융투자 연구원도 “베어마켓(하락장)에 대한 우려와 경기 둔화, 낮은 금리 등으로 배당 상품으로 자금이 유입되고 있다”며 “국내기업의 배당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기 때문에 이러한 추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