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통령은 2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멕시코 국경장벽 건설과 관련해 의회가 자신이 수락할 수 있는 합의안을 도출할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여야 의원 17명으로 구성된 새로운 그룹은 내달 15일까지 3주간 셧다운이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합의안 마련에 나설 계획이다. 트럼프는 “합의가 도출될 가능성은 50대 50보다 낮다고 생각한다”며 “다만 그룹에 아주 좋은 사람이 많다”고 말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5일 자신의 대선 공약인 국경장벽 건설 예산을 확보하지 못했음에도 35일간 지속된 사상 최장 기간 셧다운을 해제하기로 합의했다. 이 합의의 일환으로 양당 상·하원 지도부가 임명한 의원 그룹이 새 해결책 모색에 나선 것이다. 이민 문제를 더욱 광범위하게 논의할 가능성도 있다.
다만 셧다운과 국경장벽 모두 정치적 견해가 크게 엇갈린 상황이어서 조정이 어렵다. 현 상황은 트럼프 대통령이 57억 달러(약 6조3700억 원)의 국경장벽 건설 비용이 포함되지 않은 세출 법안에 서명을 거부한 지난해 12월 시점과 달라지지 않았다.
의원들은 백악관이 다시 셧다운이 일어나는 것을 원치 않는 것에 기대를 걸고 있지만 트럼프가 합의안에 서명하도록 설득하는 것은 또 다른 난제다.
트럼프는 이민 문제에 대한 자신의 영향력이 2017년 1월 취임 이후 계속 줄어드는 것을 막아야 할 과제도 안고 있다고 WSJ는 지적했다.
그는 이날 인터뷰에서 ‘장벽 예산을 좀 더 폭넓은 이민정책 개선으로 돌릴 가능성은 있는지’라는 질문에 “이는 다른 시기에 풀어야 할 별도의 주제”라며 “나는 회의적”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또 다른 셧다운을 배제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는 확실한 옵션”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트럼프는 지난 25일 안보 예산을 장벽 건설에도 쓸 수 있도록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비상사태 선언이 법에 저촉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공화당 의원들도 미래에 민주당 대통령이 트럼프처럼 비상사태를 선언하는 위험한 선례를 남길 수 있다며 우려하고 있다.
공화당 소속의 마르코 루비오 상원의원은 이날 N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비상사태 선언은 끔찍한 아이디어”라며 “대통령이 그러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