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개발한 바둑 인공지능(AI)이 국내 프로 최강자들을 모두 꺾었다. 이제는 바둑계 최강이라고 불리는 알파고와의 대국만 남아있는 상황이다.
NHN엔터테인먼트는 자체 개발한 바둑 인공지능 ‘한돌’이 국내 프로기사 톱5와의 릴레이대국에서 5연승을 거뒀다고 24일 밝혔다.
한돌은 출시 1주년을 기념해 지난해 12월 28일부터 한달 간 총 다섯명의 상위랭킹 바둑 프로기사들과 릴레이 대국을 펼치는 ‘프로기사 TOP5 vs 한돌 빅매치’ 이벤트를 진행했다. 이벤트 대국에서 신민준 9단, 이동훈 9단, 김지석 9단, 박정환 9단에 연이어 승리를 거뒀으며, 지난 23일에는 국내 바둑 랭킹 1위(2018년 12월 기준) 신진서 9단에게도 1시간 40분만에 190수로 백 불계승했다.
한돌의 바둑 기력은 바둑 인공지능의 원조격인 ‘알파고’와 비슷한 실력을 가졌다는 평가다. 이창율 NHN엔터 게임AI팀 책임연구원은 “알파고 제로와는 격차가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면서도 “그러나 결국 학습 후에 정체 구간이 생기면서 앞으로는 비슷한 실력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한돌이 알파고와 대국을 하게 되면 전 세계에서 관심을 갖는 빅매치가 성사될 것으로 보고 있다. 알파고는 2년 전인 2016년 세상에 공개된 이후 인공지능이 인간을 이길 수 없을 것이라 여겨졌던 바둑 부문에서 당시 세계 최강자였던 이세돌 9단을 4승 1패로 꺾은 바 있다. 다만 한돌과 알파고의 대국은 전망만 있을 뿐, 아직까지 구체적인 협의가 진행되지는 않았다.
하지만 바둑AI대회 토너먼트에 참가해 실력을 평가받을 기회는 있다. 박근한 NHN엔터 기술연구센터 이사는 “한돌은 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만든 기술은 아니다”라면서도 “지금까지는 고려하지 않았지만 기회가 있고 한국 바둑에 기여할 수 있다면 참여할 의향은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세돌 9단과의 대국도 추진 중이다. 이번 한돌과 프로기사 5연전에 이세돌 9단이 포함되지 않은 것은 프로기사 랭킹을 지난해 12월 기준으로 한정했기 때문이다. 한국기원에 따르면 이세돌 9단은 이 시기 랭킹 12위로, 상위랭크만 참여하는 이벤트에 포함되지 않았다. 이세돌 9단은 알파고와 대국한 인물이라는 상징성 때문에 대국이 성사될 가능성이 높다.
NHN엔터 관계자는 “아직 한돌과 이세돌 9단의 대국은 검토하는 단계”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