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력발전 전문기업 유니슨이 자금 실탄 부족으로 영광풍력발전 지분을 160억 원에 매각하는 강수를 뒀다.
유니슨은 22일 영광풍력발전 보유 주식 285만 주를 159억6000만 원에 대한그린에너지에 매각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주당 5600원으로 순수 매각차익은 17억 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이후 보유 지분율은 37만5000주(5.0%)로 쪼그라든다. 2015년 초기 투자 이후 약 3년 6개월여 만이다. 회사 측은 “투자금 회수에 따른 유동성 확보 목적”이라고 밝혔다.
2013년 5월 설립된 영광풍력발전 주식회사는 신규 풍력발전 단지의 개발·설계, 자금조달, 건설·관리 및 운영을 위해 설립된 특수목적기업(SPC)이다. 유니슨은 한국동서발전, 대한그린에너지 등과 함께 공동투자자로 참여했다. 영광풍력발전은 작년 12월 준공 예정이었지만 다소 지연되면서 이달 초 준공됐다. 현재 풍력발전을 가동 중이다.
유니슨이 영광풍력발전 가동 개시에도 운영권이 달린 지분을 매각한 데는 유동성 부족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작년 3분기 말 연결재무제표 기준 회사의 누적(1~3분기) 영업이익은 71억 원으로 2017년(161억 원)의 절반 이하로 떨어졌다. 2016년에는 98억 원의 영업적자를 내기도 했다. 연간 영업실적이 불안정한 가운데 신사업 투자를 지속하는 데 따른 부담이 누적된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유니슨이 향후 재무구조가 개선될 경우 풍력발전사업 운영권을 일부 되찾아올 가능성도 존재한다. 재무상황에서 난항을 겪으면서 벤처캐피털(VC)인 린드먼아시아인베스트먼트가 펀드자금을 통해 재무적투자자(FI)로 합류하기도 했다.
유니슨은 린드먼아시아투자조합12호, 린드먼아시아투자조합10호와 함께 대한그린에너지가 발행할 예정인 제 3·4회 신주인수권부사채(BW)의 사채권(95억 원)에 대한 매수청구권계약을 체결한 상태다. 유니슨은 사채매수청구권을 행사할 경우 회사는 60일 이내에 대한그린에너지 측에 사채권 매매대금을 지급하고 행사된 사채권을 매수할 수 있다.
이 경우 사채권 매매대금 지급일에 대한그린에너지로부터 사채권 상환을 받거나 사채권 매매대금 상당액만큼 영광풍력발전 보통주를 다시 매수할 수 있다.한편 이날 유니슨은 전장 대비 주가가 2.58% 내린 1510원에 거래를 마쳤다. 영광풍력발전 매각으로 인한 실망 매물이 나온 것으로 관측된다. 외국인과 기관투자자는 각각 3300만 원, 4700만 원어치를 처분했고, 개인은 3100만 원어치를 사들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