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발장사에서 필리핀 최대 재벌까지...헨리 시, 94세 일기로 별세

입력 2019-01-20 16:32 수정 2019-01-20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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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1월 19일(현지시간) 별세한 헨리 시 SM인베스트먼트 설립자 겸 명예회장의 생전 모습. 로이터통신
▲2019년 1월 19일(현지시간) 별세한 헨리 시 SM인베스트먼트 설립자 겸 명예회장의 생전 모습. 로이터통신
필리핀 최대 재벌 SM인베스트먼트의 설립자이자 명예회장인 헨리 시가 19일(현지시간) 별세했다. 향년 94세. SM인베스트먼트는 이날 성명을 통해 시 회장이 19일 오전 숨을 거뒀다고 발표했다.

시 회장은 생전 SM몰 등 상업용 부동산 시설을 필리핀 각지에서 전개하며 거대 부를 쌓았다. 그의 자산 총액은 약 190억 달러(약 21조 원)로, 미국 포브스가 선정하는 억만 장자 순위에서 11년간 필리핀 최대 부호 자리를 지켰다. 세계에서는 53번째 부자다.

이민자 가족 출신인 시 회장은 필리핀에서 신발 가게로 출발, 유통, 부동산, 금융업 등 방대한 분야에서 ‘SY 제국’을 건설했다. 시 회장의 가족 소유인 SM인베스트먼트는 필리핀 최대 규모의 백화점과 슈퍼마켓 체인 SM리테일, 필리핀 최대 쇼핑몰 운영업체 SM프라임과 BDO유니뱅크의 지주회사다.

1924년 중국 푸젠성에서 태어난 시 회장은 12살 때 필리핀 수도 마닐라로 건너가 아버지 집 근처에서 물건을 팔며 소매업을 시작했다. 어느 정도 자금을 마련한 그는 1958년 슈마트(ShoeMart)라는 신발 가게로 첫 사업을 시작했다. 이후 60년 동안 슈마트가 성장에 성장을 거듭하면서 브랜드 명칭을 단순하게 ‘SM’으로 변경했다. 1972년 시 회장은 첫 번째 백화점을 열며 SM 제국의 본격적인 시작을 알렸다. 2만㎡ 규모의 어마어마한 공간과 함께 백화점 운영을 당시 22살이던 장녀 테레시타 시-코손에 맡기면서 큰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시 회장은 또 필리핀의 열대 기후로 쇼핑이 불편하다는 점에 착안, 실내에서 쾌적하게 쇼핑할 수 있는 ‘몰링 컬처(malling culture)’를 확산시켰다는 점에서도 평가되고 있다. 현재 71개 쇼핑몰과 약 2200개 슈퍼마켓을 전개하고 있다. 중국에도 진출해 현지에서 7개의 쇼핑몰을 운영하고 있다.

1974년에는 부동산 개발 사업으로도 영역을 넓혔다. 현재 SM그룹은 49개 주거용 프로젝트와 6개의 호텔, 9개의 사무실용 건물을 소유하고 있다.

1976년에는 금융업에도 진출했다. 원래 저축은행으로 설립된 ‘애크미 저축은행’을 인수해 ‘방코 도 오로 세이빙스’와 ‘모기지뱅크’로 이름을 변경했다. 1996년 이들 은행은 일반 상업은행으로 변모, 현재의 ‘BDO 유니뱅크’가 됐다.

말년에 일선에서 물러난 시 회장은 장녀 테레시타 시 코손 등 6명의 자녀에게 사업을 맡기고, 2017년에는 외부에서 회장과 사장을 영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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