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해 소재·부품 수출액은 3162억 달러로 전년(2828억 달러)보다 11.8% 늘어났다. 지난해 총 수출액 6051억6900만 달러 가운데 절반 이상이 소재·부품에서 나온 셈이다. 소재·부품 수출액이 3000억 달러를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소재·부품 수입액은 1772억 달러로 교역 수지는 1391억 흑자다. 전체 무역 수지 흑자 폭보다 705억 달러보다 두 배가량 크다.
특히 반도체 등 전자부품 수출이 돋보였다. 지난해 전자부품 수출액은 1386억 달러로 재작년보다 19.6% 증가했다. 특히 메모리·시스템 반도체 등 전자집적회로 수출액은 761억 달러로 35.9% 급증했다. 주력 품목인 메모리반도체 가격이 하락했지만 데이터센터·IT기기 등의 반도체 수요가 꾸준히 늘면서 악재를 털어냈다.
플라스틱, 화학섬유 등 화학제품 수출액도 494억 달러로 1년 새 11.3% 증가했다. 국제 유가 상승으로 수출단가가 올라간 데다 국내 기업이 설비를 확장하면서 생산 물량도 늘어난 덕이다. 1차 금속 제품 수출액 역시 철강재 단가 상승, 비철금속 수출 호조에 힘입어 283억 달러로 10.6% 늘었다.
지역별로는 반도체 수요가 많은 미국과 중국 수출액이 각각 14.8%, 13.6% 늘었다. 반면 중동 지역으로의 수출은 미국의 이란 제재 여파로 14.6% 뒷걸음질 쳤다.
올해는 지난해 같은 실적 달성이 어려울 전망이다. 반도체, 석유제품 등 주력 상품의 수출 여건이 악화했기 때문이다. 지난달 반도체 수출액은 91억 달러로 1년 전보다 8.3% 줄었다. 월간 반도체 수출액이 줄어든 것은 2016년 9월 이후 27개월 만이다. 1월 상순(1~10일)에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7.2%나 줄었다. 공급 안정, 수출 단가 하락 탓이다.
화학제품 역시 수출 단가를 정하는 기준인 국제 유가가 하락하면서 악재를 만났다. 16일 두바이유 가격은 1배럴에 60.15달러로 지난해 고점(84.44달러) 대비 28.8% 하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