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은 상고하저 흐름 속 하락세로 마감했다. 영국 의회가 압도적 표결차로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합의안을 부결하면서 안전자산선호 심리가 확산할 것으로 봤지만 상당부문 예상된 결과라는 점에서 되레 불확실성 해소로 받아드린 분위기다. 장중 위안화 등 아시아통화들도 강세를 보였다.
1124원선에서는 수출업체들의 네고(달러매도) 물량이 집중적으로 쏟아졌고, 이후 롱스탑(달러 매수 포지션 정리) 물량도 나왔다. 하단에선 매수세가 유입되며 1120원선을 지지했다.
외환시장 참여자들은 부결결과가 어느 정도 예상됐다는 점에서 시장에 별 영향이 없었다고 평가했다. 좁게는 1115원에서 1125원, 넓게는 1110원에서 1130원으로 형성된 박스권 인식에 고점에서는 네고가 저점에서는 매수세가 지속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월말까지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와 미국 연준(Fed)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예정돼 있지만 사실상 박스권 흐름을 벗어나긴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다.
역외환율은 상승했다. 차액결제선물환(NDF)시장에서 원·달러 1개월물은 1121.0/1121.3원에 최종 호가돼 전장 현물환 종가보다 1.55원 올랐다.
은행권의 한 외환딜러는 “큰 변동없이 1120원대에서 등락했다. 브렉시트 합의안 부결로 리스크오프 분위기로 상승 출발했지만 이후 위안화와 아시아 통화들이 강세를 보이면서 원·달러도 아래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다만 하단에서는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1120원이 막히면서 어제와 비슷한 종가를 기록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예고된 이벤트여서인지 파운드화도 반등하는 등 시장영향은 제한적이었던 것 같다. 되레 3월까지 도출해야 할 합의안이 7월로 연기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확산하면서 당장 영향력은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라며 “1120원대 레인지장이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다른 은행권 외환딜러는 “전일 영국 브렉시트 관련 의회 표결이 부결됐다. 간밤에 뉴욕장은 파운드화 관련 환율 변동이 심했다. 서울 외환시장 변동성도 심할 것이라는 우려감에 1124원선까지 올랐던 원·달러 환율은 이후 수출업체들의 압도적인 네고로 막혔다. 1122원 1121원선에서는 롱스탑물량도 나왔다”며 “수급을 기반으로 한 1115원과 1125원 레인지 인식이 견고하다보니 시장 참가자들도 그 레벨에선 추세를 형성하기보다는 수급에 순응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그는 또 “브렉시트 합의안 표결이라는 큰 이벤트가 끝났다. 장중 출렁임이 있었지만 종가기준으로 보면 별 변동이 없었다. 예상된 시나리오라 영향이 없었던 것 같다”며 “금통위와 FOMC가 예정돼 있지만 넓게 보면 1110원에서 1130원 박스권 흐름을 이어갈 듯 싶다”고 예상했다.
오후 3시40분 현재 달러·엔은 0.02엔(0.02%) 떨어진 108.47엔을, 유로·달러는 0.0049달러(0.43%) 하락한 1.1402달러를, 역외 달러·위안(CNH)은 0.0028위안(0.04%) 상승해 6.7691위안을 기록 중이다.
주식시장에서 코스피는 8.92포인트(0.43%) 오른 2106.10에 거래를 마쳤다. 외국인도 993억3600만원어치를 매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