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자동차가 2009년 기업회생절차 이후 처음으로 금융권 신규 담보대출을 추진한다.
10일 쌍용차 고위 관계자는 “회사 자산을 담보로 설정하고 금융권 신규 대출을 추진 중”이라며 “대주주인 마힌드라 측과 담보 활용을 논의 중이며 조만간 구체적인 절차가 추진될 것”이라고 밝혔다.
쌍용차는 2009년 운영자금 마련을 위해 창원 엔진공장을 담보로 금융권 대출을 추진한 바 있다. 청산가치보다 존속가치가 높다는 법원의 판단이 나온 이후였다. 쌍용차는 기업회생까지 필요한 운영자금을 마련하려 했지만, 채권단 반대로 무산됐다. 담보로 제공하려던 창원 공장의 자산가치도 대출요건에 부합하지 못했다.
그동안 쌍용차는 당좌거래와 영업이익의 재투자 방식을 통해 운영 및 신차 연구개발 자금을 마련해 왔다. 여신은 수출 확대를 위해서 관련 기관의 수출기금 도움을 받는 수준이었다.
하지만 이제 상황이 달라졌다. 신차 판매 증가로 2014년 770억 원에 달했던 쌍용차의 영업손실은 2016년에는 280억 원으로 흑자반전했다. 2017년 대외 경영환경 탓에 다시 영업손실 규모가 653억 원 수준으로 늘어났지만, 지난해부터 다시 감소세로 전환했다. 금융정보업체 FN가이드 컨센서스에 따르면 쌍용차의 지난해 매출은 3조6715억 원으로 전망된다.
신차 판매와 영업이익 등 회사의 전반적인 경영상황이 본격적인 우상향 곡선을 그리기 시작한 것. 결국 대규모 연구개발 자금 및 해고자 복직에 따른 고용안정자금 마련에 대한 필요성도 커졌다.
금융투자업계는 담보대출 규모를 1000억 원 안팎으로 보고 있다. 매년 3000억 원 수준의 투자가 이뤄지는 만큼 이를 제외한 나머지 자금수요에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평택공장 인근에 대단위 주거단지가 들어서면서 자산가치가 ‘조(兆)’ 단위를 넘어선 만큼, 담보설정 요건을 충족한다는 분석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대주주인 인도 마힌드라 역시 이를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3월 주주총회 이후 금융권 담보대출 추진도 본격화될 전망이다.
이 회사 고위 관계자는 “영업활동만으로는 자금조달에 한계가 있기 때문에 추가적인 방안이 필요하다. 회사 자산을 담보로 활용해 금융권 대출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