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LG전자가 CES 2019에서 애플과 협업 소식을 연이어 발표했다. 타사 기기에 폐쇄적인 생태계를 운영해왔던 애플이 시장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경쟁사인 삼성전자, LG전자와 손을 잡았다고 업계에선 분석하고 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LG전자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CES 2019의 개막 직전인 6, 7일(현지시간)에 자사 스마트TV와 애플 간의 협업 사실을 각각 공개했다.
구체적인 협업 내용은 삼성 스마트TV에 '애플 아이튠스(iTunes) 무비·TV쇼'와 '에어플레이(AirPlay) 2'를, LG 스마트TV에 에어플레이 2와 '홈킷(HomeKit)'을 탑재하는 것이었다.
그동안 애플 소프트웨어는 애플 기기에서만 사용할 수 있었다. 앞으로는 애플 기기 사용자들도 애플 모바일 운영체제 iOS의 콘텐츠를 삼성전자, LG전자의 TV를 통해 감상할 수 있게 됐다
애플의 태도 변화는 업계에서도 주목하는 분위기다. 특히 특허소송을 벌였던 삼성전자와 손을 잡은 결정에 대해 획기적인 변화라는 평가까지 나온다.
애플이 자사 소프트웨어를 삼성·LG에 개방한 데는 급변하는 IT 생태계와 애플의 시장 내 위상 변화가 종합적으로 작용했을 거로 보인다. 당장 애플은 아이폰의 중화권 및 성장국 수요 둔화를 이유로 2019 회계연도 1분기(한국 기준 작년 4분기) 매출 전망치도 840억 달러(94조3000억 원)로 애초 전망치보다 5∼9% 낮춰 잡은 상태다.
반면, 애플의 서비스 사업은 성장세가 뚜렷하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아이클라우드·애플뮤직 등 서비스 산업 부문 매출이 2016년 대비 2020년에 갑절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런 변화로 인해 애플은 과거처럼 자사 콘텐츠 서비스 플랫폼이 애플 기기에 국한되는 쪽보다, 더 많은 기기에서 활용되는 것이 수익 창출에 유리하다고 판단한 걸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