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주요국 장기금리는 위기후 단기금리 기대보다는 기간프리미엄 변동에 더 영향을 받는 것으로 조사됐다. 양적완화 조치 등으로 단기금리 절대수준이 낮은 상황이 계속된 때문으로 풀이된다.
8일 한국은행 통화정책국 성병묵 과장과 조사국 원지환 과장 등이 공동발표한 ‘국내외 장기금리의 동조화 원인 및 시사점’ 자료에 따르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인 2010년 1월부터 2018년 6월까지 우리나라 국고채 10년물 수익률은 독일(0.96)과 프랑스(0.94), 캐나다(0.92) 등과 상관계수가 높았다. 이는 위기 이전(2000년 1월~2007년 12월) 각각 0.77과 0.78, 0.75에서 상승한 것이다. 미국도 같은기간 0.54에서 0.67로 올랐지만 앞선 선진국들에는 미치지 못했다.
상관계수란 1부터 마이너스(-)1까지의 값을 가지며, 0이면 전혀 상관관계가 없다는 것을, ±1이면 상관관계가 매우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즉 1일 경우 독일 10년물 금리가 10bp(1bp=0.01%포인트) 상승한다면 국내 채권금리도 10bp 오른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우리나라와 선진국 국가간 상관계수는 위기전 0.56에서 위기후 0.91로 크게 높아졌다. 반면, 신흥국간에는 같은기간 0.32에서 0.08로 크게 떨어졌다. 재정취약국과도 같은기간 0.74에서 0.59로 낮아졌다.
성병묵 한은 과장은 “높은 재정건전성과 양호한 대외지급능력 등 우리나라의 국가신용등급이 선진국 수준으로 상향조정 되면서 국내 장기금리가 주요 선진국과 동행하게 됐다”면서도 “그동안 연준이 금리인상에 속도를 낸 것이 미국보다는 유럽 선진국들과 동조화하게 된 한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주요국 양적완화정책과 글로벌 저성장 및 저물가 등도 주요 선진국과 동조화된 요인으로 꼽았다. 실제 우리나라의 기간 프리미엄 해외요인 설명력은 2010년 30%에서 2018년 70%로 확대됐다. 기대인플레에 대한 상관계수도 유로지역(0.74)에서 높게 나타났다. 이는 미국(0.64)보다 높은 것이다. 경제성장률에 대한 상관계수도 금융위기를 거치면서 독일(0.38→0.70), 스위스(0.32→0.65), 스웨덴(0.34→0.61) 등 유럽선진국에서 크게 상승했다.
성 과장은 “국내외 장기금리 동조화 현상은 선진국 장기금리의 기조적 흐름을 보다 주목할 필요가 있음을 시사한다”며 “ECB 등 미국 이외의 주요 선진국 중앙은행들의 통화정책 정상화 추진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겠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주요국 장기금리를 변동성을 분석한 결과 위기 전에는 단기금리 기대 하락(미국 -1.9%p, 독일 -2.2%p, 영국 -3.7%p)이, 위기 후에는 기간프리미엄 하락(각각 -2.3%p, -2.2%p, -4.0%p)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