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실리콘밸리의 IT 인재들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두터운 이민 장벽에 캐나다행을 택하고 있다. 업무 경험을 토대로 미국 등지에서 캐나다로 거주지를 튼 인도계 기술 노동자가 2017년에만 전년 대비 500% 이상 늘었다.
영국 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트럼프 정부에서 고조되는 반 이민 정서와 정부의 엄격해진 취업비자(H-1B) 발급 규제 등으로, IT 인재들이 최근 2~3년 새 대거 미국을 떠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탈 인구는 IT 노동자들에게 친화책을 펴고 있는 캐나다를 향하고 있다.
캐나다는 2020년엔 IT 인력이 20만 명 가까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토론토에는 6500만 명의 독자를 보유한 스토리텔링 플랫폼 왓패드가 있고, 이 도시는 인공지능(AI) 분야에서 전문성을 확보하려 인재를 끌어들이고 있다. 이코노미스트는 2017년에 이미 토론토의 IT 인력이 샌프란시스코나 시애틀, 워싱턴DC의 IT 인력을 합한 규모를 넘어섰다고 전했다.
이외에도 기업가치가 140억 달러에 달하는 전자상거래 기업 쇼피파이가 오타와에서 시작했고 몬트리올 역시 AI 기업이 모인 도시로 딥러닝 분야 대가인 요슈아 벤지오가 공동 설립한 엘레멘트AI가 있다.
캐나다는 이러한 기업들이 필요로 하는 IT 인재를 영입하기 위해 영주권이나 임시 비자 프로그램을 적극적으로 변경하고 있다. 영주권을 얻으려는 지원자들은 기술 부문에서 추가 점수를 얻으면 되고 임시 비자 소지자의 배우자에게도 일할 권리를 보장했다.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과는 달리 “다양성은 언제나 환영”이라며 이민자들을 반긴다. 캐나다 정부 지원 건강보험도 이민자들에게 미국과 큰 차이를 느끼게 하는 혜택이다.
특히 미국 실리콘밸리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인도 출신 IT 인재들에게 캐나다의 정책은 더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 캐나다가 2017년 6월부터 발행하기 시작한 새 임시 비자의 절반을 미국이나 다른 지역에서 유입된 인도 출신 IT 노동자들이 가져갔다. 이 비자는 2주면 얻을 수 있다.
2017년 들어 캐나다 정부의 IT 인재 영입 프로그램으로 영주권자가 된 이민자는 전년 대비 83% 증가했다. 같은 기간 캐나다의 각 지방정부에서 기술 보유 이민자를 받아들인 규모도 122% 늘었고 관련 업무 경험을 바탕으로 캐나다로 들어온 이민자는 총 538%나 급증했다.
앨런 라우 왓패드 최고경영자는 “왜 IT 인재들이 우리 쪽으로 오려 하는지 명확히 알 수 있다”며 “미국은 그들에게 불편한 곳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