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유가 급등의 한 원인인 공급부진 현상이 상당기간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이광우 LG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17일 '유가 오르는데 원유 공급은 왜 안느나'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의 증산 능력은 이미 한계에 달했고 비(非)OPEC 국가들이 단기적으로 생산을 늘리더라도 수요 증가분을 충족하기에는 역부족"이라며 이 같이 전망했다.
OPEC 회원국의 경우 총 생산능력에서 실제 생산량을 뺀 '여유 생산능력'이 1980년대에는 전체 원유수요 대비 10%선이었으나 현재는 2.2%로 20년 사이에 약 5분의 1로 줄었다. 특히 사우디아라비아를 제외한 다른 회원국들은 여유 생산능력이 전혀 없는 상황이라는 게 이 연구원의 분석이다.
또 정정불안 등 지정학적 위험으로 이란과 나이지리아의 유전개발과 증산 시설투자가 여전히 지연되고 있는 것도 공급 부진의 원인이 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반면 비 OPEC 회원국들은 고유가에 따라 원유 생산량을 늘려왔다. 그러나 올해들어 북해와 멕시코에서 생산 감소로 생산 증가세가 2000년대 초반에 비해 둔화되기 시작했다.
이와 함께 말레이시아, 베트남, 덴마크 등 기타 산유국들의 원유생산도 줄고 있어 비 회원국들의 생산 증가세도 뚜렷이 둔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최근 베네수엘라와 러시아를 중심으로 대두된 신자원민족주의는 세계 원유 생산 확대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고 이 연구원은 분석했다.
아울러 새로 발견된 카자흐스탄의 카샤간 유전(1998년)과 브라질의 투피 유전(2007년 11월)이 생산 단계로 들어가려면 앞으로 최소 4~5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기 때문에 비 회원국들의 공급확대에는 한계가 있다고 진단했다.
이 연구원은 "단기적으로는 비 OPEC 회원국들의 원유 증산 투자에 의해 원유 공급이 미약하게 나마 늘어날 수 있을 것"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공급 부진이 계속되면서 투기수요의 유입도 상당기간 이어질 것"이라며 "세계 석유 수요가 감소로 전환하지 않는 이상 유가의 고공행진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