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시장은 이틀째 단기물 강세 장기물 약세를 보였다. 이에 따라 일드커브는 스티프닝흐름을 이어갔다. 신한은행 CD 발행 여파로 양도성예금증서(CD)91일물 금리는 1년만에 하락했다.
미국채 강세와 애플 실적 부진, 주가 급락 등 요인에 안전자산 선호심리가 확산했다. 반면 1조8000억원 규모의 국고채 30년물 입찰에 대한 부담과 다소 부진했던 입찰 결과는 장기물에 영향을 줬다.
실제 만기보유가 목적인 장기투자기관보다 매매차익을 노리는 상품계정들이 입찰에 참여하면서 장막판 국채선물 하락반전의 원인이 됐다. 입찰에 따른 헤지수요가 선물시장으로 몰렸기 때문이다.
채권시장 참여자들은 절대금리 부담감은 여전하다고 봤다. 다만 경기부진과 신년 우호적 수급, 2000포인트를 밑돈 코스피 등 증시 약세 등은 우호적이라고 평했다. 상충된 이슈가 충돌하면서 제한적인 등락을 이어갈 것으로 예측했다.
오후장 고시에서 CD91일물 금리는 1bp 떨어진 1.92%에 고시됐다. 이는 지난해 1월17일 1bp 하락한 1.65%로 고시된 이후 1년만에 내림세다.
이날 은행들의 CD발행이 이어진 때문이다. 먼저 우리은행은 이날 오전 CD3개월물 6000억원어치를 1.93%에 발행했다. 이어 신한은행도 오전에 CD3개월물 4000억원어치를 전일 고시금리보다 1bp 낮은 1.92%에 체결했다. 특수은행인 산업은행도 CD3개월물을 민평금리와 같은 1.91%에 2000억원어치를 내놨다.
한국은행 기준금리(1.75%)와 국고3년물간 금리차는 4.6bp로 좁혀졌다. 10-3년 스프레드는 1.3bp 벌어진 15.9bp를 나타냈다. 전날 역전을 해소했던 30-10년간 스플 역시 0.7bp 확대된 0.7bp로 작년 7월2일 1.0bp 이후 6개월만에 최대치를 경신했다. 국고10년 명목채와 물가채간 금리차이인 손익분기인플레이션(BEI)은 0.7bp 상승한 72.3bp를 기록했다. 전날에는 71.6bp까지 떨어지며 전년 1월3일 70.2bp 이후 1년만에 최저치를 경신했었다.
미결제는 4930계약 확대된 33만3342계약을, 거래량은 2만3644계약 증가한 8만877계약을 나타냈다. 회전율은 0.24회였다.
매매주체별로는 금융투자가 7187계약 순매도했다. 반면 은행은 5677계약을, 보험은 316계약을 각각 순매수하는 모습이었다. 각각 6거래일만에 매수세로 돌아선 것이다. 외국인도 944계약 순매수해 이틀연속 매수세를 보였다.
3월만기 10년 국채선물은 전일보다 15틱 떨어진 127.30에 거래를 마쳤다. 역시 마감가가 장중 최저가였다. 장중 고가는 127.78로, 장중변동폭은 48틱이었다.
미결제는 5958계약 증가한 10만6382계약을, 거래량은 1만5323계약을 보였다. 회전율은 0.63회를 기록했다.
매매주체별로는 금융투자가 2927계약 순매도하며 이틀연속 대량매도세를 이어갔다. 전날에도 3743계약을 순매도해 지난해 7월3일 4272계약 순매도 이후 6개월만에 일별 최대 순매도를 기록했었다. 연기금등도 1456계약 순매도해 6거래일째 매도세를 이어갔다. 이는 지난해 11월5일부터 12일까지 기록한 6거래일연속 순매도 이후 2개월만에 최장 순매도다. 반면 은행은 3897계약을 순매수해 사흘째 매수세를 지속했다.
현선물 이론가는 3선이 고평 2틱을 기록했다. 반면, 10선은 저평 13틱을 보였다.
증권사의 한 채권딜러는 “전일 미국채 금리 하락과 애플 주가 급락, 국내 주가 약세 영향으로 원화채권 금리는 하락세로 출발했다. 통안2년물과 국고30년물 입찰이 원활히 마무리되면서 금리 하락세를 이어갔다”며 “다만 30년물 입찰에서는 엔드유저 수요가 이전보다 적었다는 관측이다. 상품쪽에서 상대적으로 많이 받은 것으로 추정된다. 이 부분이 장막판 영향을 주면서 선물로 헤지물량이 나왔고 장막판 강세를 되돌림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절대금리에 대한 부담과 경기부진, 주가하락이 부딪치는 국면이다. 당분간 좁은 구간에서 변동할 것으로 보인다”고 예측했다.
자산운용사의 한 채권딜러는 “미국채 영향으로 강세 시작했지만 30년물 입찰 부담으로 일드커브는 스티프닝 양상을 지속했다. 30년물 낙찰금리는 다소 약했다. 연초라 대형 보험사가 많이 들어오지 않은 듯 싶다”며 “주식이 계속 밀리면서 채권은 반등을 시도하기도 했다. 다만 금리기준 당일 고가로 끝났다. 그간 약했던 물가채는 외인 매수로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였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가격부담과 월초 우호적 수급요인에 제한적 박스권흐름을 이어가겠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