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구 금융위원장이 KDB산업은행과 한국GM이 연구·개발(R&D) 법인 분리에 합의한 것 관련 "한국GM 노조는 (R&D법인 신설에 대해) 계속 반대할 이유가 없다"며 "산은이 찬성한 부분은 한국GM이 안정적으로 오래 생산 활동을 하는 것"이라고 19일 말했다.
최 위원장은 이날 오전 서울 중로구 케이트윈타워에서 열린 금융위 출입기자단과 세미나에서 한국GM과 산은의 합의에 대한 생각을 묻는 말에 "한국GM 노사가 이해관계를 같이하는 부분은 결국 경영정상화와 지속가능한 발전"이라며 "이를 위해 연구개발 역량 강화뿐만 아니라 생산효율 극대화를 위해 노사 모두 지속해서 노력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만약 노조가 협상 결과에 대한 반대 입장을 고집해 생산 효율이 감소하고 한국GM의 조기 철수라는 빌미를 제공한다면 노조의 반대는 도대체 과연 누구의 이해관계를 위한 것인지 묻고 싶다"고 했다.
한국GM 2대 주주(지분 17%)인 산은은 18일 한국GM의 R&D 법인 분리에 동의했다. 대신 신설 법인을 준중형 SUV와 CUV 중점연구·개발 거점으로 정했다. 최소 10년간 생산 법인과 연구·개발 법인을 유지하는 데 노력하겠다고 합의했다. 한국GM은 이날 이사회와 임시 주주총회를 열어 안건을 통과시켰다. 노조는 그러나 합의 과정에서 철저히 배제됐다며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최 위원장은 산은이 R&D법인 분할에 찬성한 것은 깊이 있는 검토 결과라고 설명했다. 그는 "법원 가처분 인용 결정 뒤 GM이 산은에 협상을 제안했다"며 "산은은 GM 측이 제시한 인적분할 계획을 검증한 결과 한국GM의 연구개발 역량 강화와 안정적인 생산에 기여한다고 결론 내렸다"고 했다. 이어 "산은이 분할에 찬성한 것은 GM이 한국에서 더 많이 생산하고 부품을 많이 활용해 안정적으로 경영하는 데 도움이 될 거라고 봤기 때문"이라며 "사전에 정부와도 충분히 이야기했다"고 덧붙였다. 앞서 서울고법은 산은이 낸 '한국GM 분할계획서 승인 주주총회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 항고 사건에서 산은 손을 들어줬다. 이후 배리 엥글 GM 해외사업부문 사장은 방한해 산은과 정치권을 잇달아 만나 법인 분리 필요성을 설득했다.
최 위원장은 "호주 등 해외 사례를 보면 R&D법인 분리가 곧 생산법인, 공장의 폐쇄나 철수를 의미하지 않는다"며 "분리 자체가 노조가 우려하듯 철수를 전제로 한 것이 아니다"라고 했다. 그는 "GM이 협력업체 중 우수업체 108곳을 선정했는데 27곳이 우리나라"라며 "우리나라 부품업체 우수성을 인정하고 있다는 이야기라 연구개발 기지로 삼기에 도움이 된다고 본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