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회는 이날 본회의를 열고 EU·일본 간 EPA 비준 동의안에 대해 표결을 해 찬성 474표, 반대 152표, 기권 40표로 가결 처리했다.
일본 측이 이미 비준 절차를 마친 데 이어 유럽의회도 이날 비준 동의안을 통과시키면서 21일 EU 정상회의가 이를 비준하면 EU·일본 EPA는 내년 2월 1일 정식으로 발효된다. 이로써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30%, 전 세계 무역의 40%를 차지하는 세계 최대의 자유무역경제권이 탄생하게 됐다.
EU와 일본 간 EPA는 일본 측이 94% 품목에서, EU 측은 99% 품목에서 각각 재화에 매긴 관세를 철폐하고 투자와 서비스의 폭넓은 분야에서 자유화를 추진한다.
EU 측은 EPA로 앞으로 양측 교역품 가운데 관세 대부분이 철폐돼 EU 기업들이 연간 10억 유로(약 1조3000억 원)의 관세 부담을 줄이고 가격경쟁력을 갖게 됐다고 설명했다.
특히 EU산 와인, 치즈, 쇠고기, 돼지고기, 파스타, 초콜릿, 비스킷 등은 즉시 또는 전환 기간 이후 무관세로 일본에 수출된다. 일본은 자동차와 자동차부품 수출 확대를 기대하고 있다.
유럽의회는 이날 EU와 일본 간 정치와 외교, 인권 문제 등 광범위한 분야에서 관계를 긴밀히 하는‘전략적 동반자 협정(SPA) 비준 동의안’도 찬성 535표, 반대 84표, 기권 45표로 의결했다.
장 클로드 융커 EU 집행위원장은 “일본과 같은 파트너와 함께 우리는 개방적이고 윈-윈의 규칙 기반 무역을 보호할 것”이라고 말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일본과 EU가 연대해 보호주의로 기울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를 견제하는 효과도 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미국은 도널드 트럼프 장관 취임 이후, 일본을 포함한 11개국 태평양 국가들과 맺은 무역 기구(TPP)를 탈퇴했다. 또한 EU와도 무역, 정치 등 분야에서 마찰을 빚어 왔다.
한편, EU·일본의 EPA 비준으로 한국 제품의 유럽 수출에 빨간불이 켜졌다.
일본 제품과 경쟁 관계인 한국 제품은 2011년 이후 한·EU FTA 덕분에 유럽시장에서 관세 혜택 등 경쟁력을 확보했으나 앞으로는 일본과 파이 경쟁을 해야 해 이득이 줄어들 거란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