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이 애플의 ‘뉴 아이패드 프로’를 자사 온라인몰만 독점판매하고 일선 유통점에는 공급하지 않았다. 유통점이 갑질 이라며 반대 목소리를 높이자 돌연 오프라인 매장에서 판매하기로 했다고 지침을 변경했다.
전국이동통신유통협회(이하 협회)는 7일부터 출시하는 뉴 아이패드 프로에 대해 SK텔레콤이 중소 유통망을 제외하고 자사 온라인망에서 물량을 독점하는 갑질을 벌이고 있다고 6일 밝혔다.
SK텔레콤은 이날 아이패드 프로를 자사 공식온라인몰인 ‘T월드다이렉트’에서만 판매한다고 보도자료를 냈다. 협회 측은 이에 대해 일절 사전 협의나 공지 없이 일방적으로 일선 유통망을 공급 대상에서 제외해 유통망 차별을 조장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협회 관계자는 "일선 유통망에서도 판매 가능한 것으로 발표한 KT와 LG유플러스와도 차이가 있다"며 "공정거래위원회는 애플과 SK텔레콤 사이의 어떠한 계약에 의해 이런 갑질의 행태가 유지되어 왔는지 조속히 조사에 착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협회의 비난이 거세지자, SK텔레콤은 반나절 만에 입장을 바꿨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이번에 출시되는 모델이 8종으로 너무 많아 재고관리를 유용하게 하기 위해 온라인 판매만 하기로 했었다"면서 "협회 의견 등 다양한 의견을 고려해 내부적으로 오프라인 매장에서도 판매하기로 경정했다"고 말했다.
앞서 협회는 지난달 21일 애플이 ‘데모폰(시연폰)’ 공급 과정에서 일반 유통망에 과한 수준의 부담을 지우는 한편, 데모폰 미구입 시 아이폰을 판매하지 못하게 하는 등의 ‘갑질’을 폭로한 바 있다. 이는 애플이 수년간 자행해 온 행위로 갑질의 관례화이자 고질적 병폐로 지적돼 왔다.
뉴 아이패드 프로도 크게 다르지 않다. 아이패드의 데모 단말기(시연용 단말기) 구입 비용은 아이폰의 데모폰과 마찬가지로 대리점이 100% 부담해야 한다. 반면 대부분의 제조사는 데모 단말기를 지원하고 있다. 오로지 애플만이 데모 단말기 비용을 중소 유통망에 전가하고 있다.
아울러 이렇게 구입한 데모 단말기는 1년이 지나서 개통제한이 해제되어야만 판매가 가능하다. 유통망은 정당한 값을 지불하고 구입한 단말기를 제 때 팔지도 못하고 1년 동안 재고로 쌓아두어야만 하는 것.
유통망이 데모 단말기를 구입하지 않으면 애플의 단말기를 개통할 수 없다. 때문에 유통망은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비싼 비용을 지불하고 데모 단말기를 구입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협회는 애플과 SK텔레콤의 갑질 행태에 대해 공정거위원회가 조사에 착수해 달라고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