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제재 위반’ 화웨이 후계자 체포…미중 화해무드 복병 되나

입력 2018-12-06 1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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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웨이, 멍 CFO 석방 강력 요구…영국도 “화웨이 5G 안써”

▲화웨이. 로이터연합뉴스
▲화웨이. 로이터연합뉴스
캐나다가 미국 정부의 요청으로 멍완저우(孟晩舟) 화웨이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체포하면서 화해 분위기로 접어든 미·중 무역전쟁에 다시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이번 사안을 무난히 넘기지 못할 경우 화웨이는 미국과 호주 등에 이어 다른 해외 5G 사업장에서도 거센 퇴출 압박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5일(현지시간) CNBC방송에 따르면 캐나다 법무부는 지난 1일 벤쿠버에서 멍 CFO를 체포했다. 이언 매클라우드 캐나다 법무부 대변인은 “미국이 (멍 CFO)의 인도를 요구하고 있다”며 “보석 심리일은 7일로 잡혀있다”고 밝혔다.

멍 CFO는 화웨이의 창업자인 런정페이(任正非) 회장의 딸이다. 성이 다른 것은 그가 어머니의 성을 따랐기 때문이다. 런정페이 회장은 자신이 맡고 있던 화웨이 이사회 부이사장직을 올 초 딸에게 넘기며 사실상 경영권 승계를 시작했다.

미 수사당국은 최소 2016년부터 화웨이가 미국 생산품을 이란이나 다른 무역 제재 국가에 수출한 혐의를 적용해 멍 CFO를 수사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이란 북한 등 제재국에 통신장비 등을 공급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캐나다 당국에 1일(현지시간) 체포된 멍완저우 화웨이 최고재무책임자(CFO). 출처 화웨이 홈페이지
▲캐나다 당국에 1일(현지시간) 체포된 멍완저우 화웨이 최고재무책임자(CFO). 출처 화웨이 홈페이지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 사법당국은 멍 부회장이 송환되는 대로 뉴욕 연방법원에 출석시킬 예정이다. 매클라우드 대변인은 “멍 CFO가 보도금지를 요청해 발효된 상황”이라며 “추가적인 내용은 제공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중국 정부는 강력히 항의하며 즉각 석방을 요구했다. 화웨이는 성명을 내고 “회사는 멍 CFO의 혐의에 대해 파악하고 있지 않으며 이에 대한 정보를 거의 받지 못했다”며 “캐나다와 미국 사법당국이 공정한 결론에 도달할 것으로 믿는다”고 밝혔다. 화웨이가 유엔과 미국, 유럽연합(EU)의 수출 규제와 제재 등을 포함해 (사업 활동을 하는) 국가의 준거법과 규정을 모두 지키고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중국 정부가 전날 미국의 요구에 부응해 지식재산권 침해 기업에 대한 강력한 조치를 발표하며 화해 분위기를 조성한 상황에서 멍 CFO가 체포되면서 미·중 기류에 이상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최근 무역협상단 대표도 강경한 보호무역주의자인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무역대표부(USTR) 대표로 바꾼 상황이다.

화웨이의 위기도 점점 고조되고 있다. 미국은 이미 2012년 국가안보 위협을 이유로 화웨이와 다른 중국 장비업체 ZTE에 대해 미국 내 통신망 장비 판매를 금지했고 호주와 뉴질랜드도 올해 화웨이의 통신장비를 쓰지 않기로 했다. 여기에 영국까지 이날 화웨이를 5세대 이동통신(5G) 네트워크 사업에서 제외한다고 발표했다.

알렉스 영거 영국 정보국장(M16)은 3일 “중국, 러시아, 북한 등에서 사이버 공격이 늘어나고 있고 이는 M16을 새로운 도전에 직면하게 한다”며 “화웨이는 데이터를 조작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영국은 이미 중국의 다른 이동통신 장비업체인 ZTE를 5G 사업에서 제외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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