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력 형사사건 피의자에 대한 '나쁜형사'의 촌철살인이 베일을 벗었다.
지난 3일 MBC 월화드라마 '나쁜형사'가 첫 전파를 탔다. 지상파 드라마로는 이례적으로 '19금' 딱지를 붙인 채 방영된 이날 방송은 1·2회 시청률(닐슨코리아 기준)이 각각 7.1%와 8.3%를 기록하며 선방했다. 동시간대 방송한 SBS '사의 찬미', KBS 2TV '땐뽀걸즈'를 제치고 합격점을 받은 모양새다.
'나쁜형사'의 선전에는 무엇보다도 배우 신하균의 공이 컸다. 극 중 말 그대로 '나쁜형사' 우태석 역을 맡은 그는 연쇄살인마를 쫓으며 죽음을 앞둔 그를 방관하는 냉정한 태도를 보여 안방 시청자들의 간담을 서늘하게 했다. 10대 아동을 강간한 피의자를 폭력도 무릅쓴 채 붙잡는 장면 역시 인상적이었다.
아닌게아니라 실제 '나쁜형사'는 범죄자를 처단하고 정의를 바로잡는 다는 것에 대한 의미심장한 질문을 던지는 작품이다. 제작진은 기획의도를 통해 "만일 눈 앞에 아동 납치 용의자가 있고 피해자 아동은 납치돼 사라진 상태라면"이란 전제를 내걸었다. 무슨 짓을 해서라도 피해자를 구해야 할지, 아니면 억울할 수도 있는 용의자를 위해 절차를 지켜야 할지에 대한 질문을 던진 것.
이같은 '나쁜형사'의 콘셉트는 최근 사회적으로 불거진 비인륜적 범죄와도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무죄추정 원칙과 피의자 인권 사이에서 강력 형사범을 대하는 인식과 태도를 돌아볼 수 있는 지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