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공+토공' 통합 과연 효율적일까?

입력 2008-06-05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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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토지공사와 대한주택공사가 통합 문제를 놓고 날카로운 신경전을 벌이고 잇는 가운데, 토공 노조가 '통합은 주공과 토공의 동반부실'이라는 제목으로 일간지 광고를 게재, 통합 반대 의사를 분명히 밝힌데 이어 임원실 점거 농성까지 벌이는 등 난항을 겪고 있다.

지난달 30일, 토공 노조원 30여명은 경기 성남시 분당구 토지공사 본사 7층 엄탁열 부사장실을 점거하고,"주공과의 졸속 통합은 부실공사 뿐 아니라 국가정책의 심각한 문제를 초래 한다"며"임원들의 책임감 있는 졸속통합 호소를 촉구했다.

토공과 주공의 통합 논의는 이미 10여년간 끊임없는 쟁점 사안으로 부각돼 왔다. 여기에 정부가 이달 중 공기업 개혁안을 통해 두 공사의 통합 결정을 밝힐 것임을 시사하면서 이들 공사는 더욱 날카로운 반응과 함께 첨예한 대립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와관련, 토공 노조 관계자는 본지와 인터뷰에서"토공과 주공의 통합논의는 10년이 넘도록 진행돼 왔고, 당시에도 통합의 불합리성이 강하게 제기된 만큼, 설득력 있고 합리적인 통합방안이 무엇보다 절실하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어"하지만 구체적인 통합방안이 제시되지 않고 무리한 先통합을 강행할 경우 통합비용과 택지조성원가 등이 고스란히 아파트 분양가에 반영되기 때문에 아파트 가격 폭등을 초래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토지공사는 주택공사와의 통합으로 부채가 100조원을 육박할 것 이라며, 현재 우리나라 국가 부채가 300조임을 감안할 때 3/1에 해당되기 때문에 엄청나게 불어난 부채로 동반부실을 가져 올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일각에서는 이미 거대하게 비대해진 토지공사와 주택공사의 업무중복이 지나치게 많다는 지적이다. 정권교체 또는 정책기조 흐름에 따라 당초 설립목적과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는 목소리가 높다.

토공 노조 관계자는"지난 70년대 개발주의 당시 주공은 잠실 등 택지개발을 통해 막대한 수익을 창출했음에도 불구하고 정작 국가차원의 이익은 없었다"면서"이에 토지의 재창출을 위한 토지공사가 설립됐다"고 설명했다.

노조 관계자는 "때문에 주공은 저소득 서민들을 위한 주택서비스가 주요 업무이며, 토공은 택지개발 서비스 및 산업,도시용지를 공급하기 때문에 업무중복은 있을 수 없다"고 덧붙혔다.

결국, 눈덩이 처럼 불어난 부채로 빈 껍데기로 전락한 주택공사와 통합할 경우 동반부실이 자명한 점을 고려할 때 주공과의 통합은 절대 불가능하다는 확고한 의지를 보여주고 있다.

한편, 토지공사 노조의 절대 통합은 불가하다는 거센 저항에도 묵묵히 지켜보고만 있던 주공 노조는 토공노조의 통합 반대 수위가 높아지자, 토공.주공의 통합 당위성을 강조하며 본격적인 전면전(全面戰)에 돌입했다.

주공 관계자는 본지 인터뷰에서"현재 주공의 부채가 높은 것은 사실이지만 지난해 이자보상배율이 1.18%대로 충분히 부채상환이 가능하고, 또한 임대주택건설로 향후 자산가치가 상승할 수 있다"면서"토공은 태생적으로 주공에서 분산한 조직으로, 토지공사는 주택공사 업무의 일부분일 뿐"이라고 반박했다.

이 관계자는 이와더불어"주공과 토공의 중복사업이 법적으로 30개에 이르고 있는 만큼, 번거로운 업무중복은 종식해야 한다"며"토공을 자극할 생각은 없지만 토공노조의 일방적인 주공 헐뜯기로 국민들로부터 주공이 오해 받을 수 있다는 판단에서 광고를 통해 호소하고 있다"고 밝혔다.

주공 노조는 지난 4일, 서민의 주택문제 해결에 주공의 역할이 크다는 것을 강조하고 토지공사와의 통합으로 1조원의 정부 재정부담을 줄일 수 있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내용으로 일간지 광고에 게재했다.

이와관련, 건설업계 관계자는"과거 사업을 추진하면서 양분화됐던 주공과 토공의 업무가 통합으로 일원화 된다면 민간건설업계는 찬성하는 입장"이라며"다만 그동안 주공과 토공은 택지개발과 주택공급에 있어서'땅장사, 집장사'기관으로 인식된 만큼, 통합으로 인해 어떻게, 얼마나 개선될지 두고봐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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