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치 보석을 뿌려놓은 듯 반짝반짝 빛나는 광활한 대지. 곳곳에는 하얀 크리스탈 가루를 쌓아놓은 듯한 피라미드 모양의 더미들이 보인다. 사방을 둘러봐도 끝이 보이지 않는 이곳은 보석 광산으로 일컬을 만큼 소중한 자원 ‘리튬’이 땅 속 깊이 자리한 ‘필간구라 리튬광산’이다.
서호주 포트 헤드랜드 항구에서 120Km 정도 떨어진 이 곳 필간구라 광산 규모는 무려 470㎢에 달한다. 리튬 매장량은 226만톤으로 전세계 최대 리튬 광산중에 하나다. 30년~50년까지 채굴 가능해 전 세계 리튬 수요를 충족시키고도 남을 분량이다. 시장조사기관에 따르면 2018년 28만 톤, 2025년 1백 만톤, 2035년 4백만 톤 정도로 예상된다.
이 정도면 2010년부터 2차 전지의 핵심 소재인 리튬 원료 확보에 노력을 기울여 온 포스코가 충분히 ‘욕심’낼만한 곳이다. 실제 국내 유일의 리튬 개발사인 포스코는 지난 2월 호주 광산개발업체인 ‘필바라 미네랄스’와 필간구라 광산의 리튬정광 장기계약을 체결했다.
필간구라 광산 개발 프로젝트는 1,2단계로 나눠진다. 1단계 프로젝트(Stage1)는 리튬정광 연 33만톤 규모로 지난해 1월부터 올해 7월까지 진행됐다. 포스코가 진행하는 개발 프로젝트는 2단계로 리튬정광 연 50만톤 규모, 내년말부터 생산이 시작된다. 포스코는 이 중 최대 년24만톤 이상의 리튬정광을 필바라로부터 구매하게 된다.
지난 21일(현지시간) 찾은 필간구라 광산(Stage1)은 프로젝트 1단계의 성공적인 결실을 한 눈에 보여줬다. 광물(리튬 원광)이 확인된 구덩이(Open Pit)만 6개로 한 구덩이당 규모는 무려 가로 2km, 세로 1.2km에 달했다. 이 거대한 땅 저 깊숙한 곳에 숨어 있던 리튬 33만 톤을 발견한 현장이다.
리튬 생산 공정 과정은 상당히 정교하고 치밀하다. 우선 리튬원광을 얻기 위해서는 지하 300m 아래로 땅을 파내려 가야 한다. 채굴한 리튬원광은 리튬 함량이 1% 수준으로 낮아 30mm 이하로 파쇄하는 ‘분쇄공정’을 거치게 된다. 일부는 물을 사용해 불순물을 제거하는 ‘HMS(heavy media seperate)’ 과정 통해 ‘1차 리튬정광’이 탄생한다. 그 외 일부는 다시 한 번 파쇄과정을 거쳐 아주 작은 입자인 ‘2차 리튬정광’이 되며, 나머지 원광(15%)은 탄탈륨 성분을 추출한 ‘탄튤라이트 정광’이 된다.탄튤라이트 정광은 콘덴서, 의학용 소재 등으로 활용된다. 불순물 제거 과정에서 사용됐던 물은 회수에서 재활용한다. 포스코는 상용화가 좀 더 용이한 1차 리튬정광은 물론 2차정광도 함께 구매할 계획이다.
포스코는 현재 광산은 물론 염호에서도 리튬을 확보하기 위해 지난 8월에는 아르헨티나 염호 광권까지 인수했다.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폐이차전지·리튬광석·염호까지 모두 활용 가능한 리튬 생산체제를 갖춘 포스코는 연간 5만5000톤 규모의 리튬을 생산할 예정이다. 이는 전기차 약 110~120만대분의 베터리를 제조할 수 있는 분량이다.특히 광석에서 추출한 리튬은 고출력 배터리에 필요한 수산화리튬 으로 전환하는데 유리해 업체가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고품위 수산화리튬 국산화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