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는 이웅열…'뚝심 경영'으로 성장동력 남겼다

입력 2018-11-28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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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제공=코오롱)
(사진 제공=코오롱)

23년간 코오롱그룹을 이끌던 이웅열 회장이 퇴임을 선언하면서 인보사, 투명 폴리이미드(CPI) 필름 등 그동안 그가 쌓아올린 성과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 회장은 28일 오전 매주 수요일 열리는 임직원 행사에서 사퇴 의사를 밝혔다. 내년 1월 1일부터 그는 그룹 회장직을 비롯해 지주회사 ㈜코오롱, 코오롱인더스트리등 계열사의 모든 직책에서 물러난다. 63세의 이른 나이에 회장직을 내려놓은 그는 청년으로 돌아가 창업의 길을 걷기로 했다.

이 회장은 아버지 이동찬 회장으로부터 직접 경영권을 물려받으면서, 1996년 1월 40세의 젊은 나이로 회장직에 올랐다. 이후 20여년이 넘는 시간 동안 그는 코오롱그룹의 운전대를 잡으면서 ‘뚝심 경영’을 이어왔다. 그 결과 바이오와 첨단소재를 중심으로 그룹의 성장 동력을 확보할 수 있었다. 관절염 치료제 인보사와 CPI 개발이 대표적인 성과다.

이웅열의 ‘인생작’이라 불리는 인보사는 국내 및 해외에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1999년부터 개발에 돌입한 인보사는 수술 없이 무릎 관절에 주사로 약물을 투여해 질병을 치료하는 세계 최초 퇴행성 관절염 세포유전자 치료제다. 단 1회 주사제 투여로 1년 이상의 통증 완화 및 활동성 증가 효과를 확인한 바이오 신약으로 평가 받는다.

취임 초부터 꾸준히 공을 들여왔던 터라 이 회장은 인보사에 남다른 애착을 보였다. “인생의 3분의 1을 인보사에 쏟았다”며 인보사를 ‘넷째아들’ 이라고 언급할 정도다.

이 회장의 노력에 힘입어 인보사는 국내외서 성과를 내고 있다. 국내에서는 전국 80개 이상의 종합·대학병원을 비롯해 약 800개 이상의 유전자 치료기관을 확보했으며, 지난 10월 기준 시술건수가 2200건을 넘었다.

해외에서는 중국, 홍콩, 사우디아리비아 및 아랍에미리트(UAE) 등에 인보사를 수출했다. 최근에는 글로벌제약사인 먼디파마와 일본 라이선스아웃 계약을 체결, 지난해 12월 미츠비시타나베과의 계약파기에 따른 일본 시장 진출에 대한 우려를 해소했다. 미국에서는 지난 7월 미국 식품의약국(FTA)에서 임상 시료에 대한 승인을 획득하고, 최근 임상3상을 시작했다.

이 코오롱 회장의 또 다른 역작 CPI 필름도 기대를 모으고 있다.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CPI 필름 양산체제를 갖춘 코오롱은 기술력, 양산 가능성 측면에서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CPI필름은 투명하고 강도가 세면서도 부드럽게 휘어진다는 특성 덕에 폴더블 스마트폰의 핵심 소재로 꼽히고 있다.

이 회장은 일찍부터 CPI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알아보고 연구개발에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2016년 여러 글로벌 폴리이미드(PI) 기업들을 따돌리고 세계 최초로 CPI필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국내에서는 CPI 관련 특허의 80%에 해당하는 104건의 특허를, 해외에서는 관련 특허의 절반에 해당하는 200건의 특허를 보유하고 있기도 하다.

코오롱 관계자는 “자사 제품이 충분한 퀄리티를 갖고 있다고 확신한다”며 “CPI 양산체제에 들어갔을 때 유일하게 대응할 수 있는 기업”이라고 자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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