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 태풍은 보험권에도 불어닥치고 있다. 미래에셋생명, NH농협손해보험 등 8명의 대표이사 임기가 연말연시 만료된다. 이들은 올 한 해 성적표와 함께 금융지주사 현안에 따라 퇴임과 연임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신한·흥국생명, 호실적 불구 교체 가능성 = 생명보험 업계에서는 이병찬 신한생명 사장과 서기봉 NH농협생명 사장의 교체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우선 2016년 신한생명 수장에 오른 이 사장의 자리는 아직 단정하기 어렵다. 그는 수장에 오른 직후부터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에 대비해 상품판매 무게 추를 저축성에서 보장성으로 옮기는 데 힘써왔다. 그 덕에 업황 부진 속에서도 신한생명은 올해 3분기까지 1292억 원의 누적 순이익을 기록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거뒀다.
지난해 1월 선임된 서 사장도 교체설이 흘러나오고 있다. 중장기 체질 개선 노력에도 불구하고 그가 수장에 오른 이후 농협생명 실적이 크게 악화했기 때문이다. 2016년 농협생명의 연간 당기 순이익은 1545억 원이었지만, 올해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268억 원에 머물고 있다.
지난해 1월 선임된 조병익 흥국생명 사장도 내년 재평가를 받는다. 영업력 강화를 통해 지난해 70% 순이익 성장을 끌어냈지만, 모기업인 태광그룹이 ‘깜짝인사’를 단행한 전례가 있어 연임을 속단하기 어렵다.
미래에셋생명의 하만덕 부회장과 김재식 사장은 연임이 확실시되고 있다. 미래에셋생명의 올해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전년 대비 20% 늘어난 683억 원을 기록했다. 수입보험료(3조1562억 원)와 신계약 가치(844억 원) 역시 각각 20%, 27% 불어났다.
외국계 보험사 가운데선 2015년부터 푸르덴셜생명을 이끄는 커티스 장 대표의 임기가 내년 초 만료된다.
◇농협·KB손보, 지주 인사 따라 물갈이될 수도 = 손해보험 업계에서는 양종희 KB손해보험 사장과 오병관 농협손해보험 사장의 연임 여부가 최대 관심사다.
2016년부터 KB손보를 이끌고 있는 양 사장은 연임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디지털 혁신’을 경영목표로 세우고, 드라이브를 걸면서 KB손보를 지주 핵심 계열사로 키워냈다는 평을 받고 있다. KB금융 내에서 마땅한 후임자를 찾기 어렵다는 점도 이 같은 전망에 힘을 보태고 있다.
다만 사업비 증가로 쪼그라든 실적이 부담이다. KB손보의 올해 3분기 누적 순이익은 2609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2813억 원)보다 200억 원 넘게(7.3%) 줄었다.
첫 연임에 도전하는 오 사장 역시 안심하긴 이르다. 통상 농협금융은 ‘1+1’로 임기를 채우지만, 지주사 사장단 교체 물결과 함께 물갈이될 가능성이 높다. 부진한 실적도 발목을 잡고 있다. 농협손보의 3분기 순이익은 28억 원으로 전년 대비 80% 넘게 급감했다. 올여름 폭염으로 인해 손해율이 높아진 탓이다.
권중원 흥국화재 사장도 연말 인사 대상이다. 그 역시 계열사인 흥국생명의 조 사장과 마찬가지로 그룹 의중에 따라 교체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