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시황은 과거와 다른 미래가 열릴 것이다.”
반도체 산업이 내년 상반기 서버 수요 부진 등으로 힘겨운 시간을 보내겠지만, 장기적으로는 다시 수요가 증가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5G, AI 등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과거와 같이 호황 뒤 장기 불황이 이어지진 않을 것이란 얘기다.
21일 서울시 양재구 엘타워에서 반도체산업협회가 주최한 ‘시스템 반도체 포럼 조찬 세미나’에서 김영우 SK증권 애널리스트는 "큰 수요가 있을 것으로 봤던 중국 알리바바도 미·중 무역분쟁 여파로 설비 투자를 망설이고 있고, 텐센트도 올해 인공지능과 클라우드 사업에 큰 투자를 했으나 관련 상품 출시를 미루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기대를 보았던 5G 수혜도 내년에는 보기 어려울 전망이다. 5G는 이전과 달리 빠른 시간에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처리해야 하고, 이를 가능하게 하기 위해서는 고사양 반도체가 들어간 장비가 필요하다.
김 애널리스트는 "5G 연착륙 시기가 연장되면서 2019년에는 5G 수혜를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5G는 하드웨어, 부품업체에게 기회를 준다”며 “다만 내년에 5G가 도입된 국가는 일부에 불과하며, 내년은 엄밀히 말하면 5G 도입기가 아닌 4G 마지막 단계”라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5G가 본격화되고, D램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보이는 2020년엔 반도체 업황이 회복기에 접어든다고 분석했다. 그는 “5G 시대와 함께 지금보다 데이터 트래픽이 4배 높은 콘텐츠가 등장한다"며 ”현재 등장한 8K TV 그리고 5G 스마트폰 등 고화질 영상을 감상할 수 있는 기기가 등장하는데, 이는 고사양 메모리 반도체를 필요로 한다고" 전했다.
또한 “D램 가격이 단기간에 하락한다는 전망이 있지만, AI(인공지능) 또는 서버 교체로 인해 수요가 증가하면서 가격이 바뀔 수 있다”고 말했다.
미중 갈등에 대해서 그는 우리나라 반도체 업체에 부정적 영향만 끼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김 연구원은 “우리나라 잠재적 경쟁자인 중국이 웨이퍼를 대량 생산, 이 분야에 초과공급이 발생할 수 있다. 미국은 이에 대해 충분히 인식하고 있다”며 “미국은 중국산 반도체 부품 및 장비의 시장진입 원천 차단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