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해외로 나가는 비트코인 거래소들, 정부는 뒷짐만

입력 2018-11-08 1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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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우람 중기IT부 기자

가상화폐(암호화폐) 거래소들이 국내 사업에서 한계를 느끼고 해외로 나가고 있다.

빗썸은 싱가포르 법인에 매각됐고, 업비트도 싱가포르에 거래소를 낸 데 이어 인도네시아, 태국으로의 진출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얼핏 들으면 해외 진출도 하고 좋은 일 아니냐고 되물을 수도 있겠지만 속내는 다르다.

지난해 금융당국은 외국인의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의 사용을 전면 금지했고, 거래소 입금에 필요한 가상계좌 발급을 은행을 통해 통제하고 있다. 당국에선 공식적으로 가상계좌 발급을 금지하지 않는다고 해명한다.

그러나 업계 관계자들은 “없는 인력을 쥐어짜며 당국이 요구한 수준에 기술적 부분을 준비했지만, 은행들이 계좌 발급을 꺼리고 있다”고 말한다. 업계에선 은행이 눈치만 보고 가상계좌 발급을 꺼리고, 정부가 무언의 압박을 가하고 있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우리나라가 신성장동력이 절실하다는 데는 이견이 없다. 신성장동력의 필요성은 알고 있으면서 새로 생겨난 가상화폐에 대해선 여전히 부정적이다.

새로운 기술은 기존 산업과 패러다임, 제도에 반항적일 수밖에 없다. 이를 얼마나 기존 산업과 제도, 사회에 안착시킬 수 있느냐가 신산업 육성의 핵심이다.

싱가포르는 산업을 키우겠다고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그렇다고 규제가 없는 것이 아니라 좀 더 명확하게 규제한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싱가포르에 거점을 둔 글로벌 거래소가 계속 늘어나고, 많은 블록체인 스타트업이 유입되고 있다.

이런 와중에 우리나라는 외국인 거래 금지로 글로벌 거래소 성장을 막고, 초기 코인 공개(ICO)도 전면금지해 스타트업을 해외로 내몰고 있다. 당국은 미국도 엄격히 규제하고 있다고 강조하지만, 실상은 다르다.

미국 최대 비트코인 거래소인 코인베이스는 증권형 코인 거래 중개를 당국 승인하에 하기 위해 절차를 진행 중이며, 제미니 거래소는 뉴욕 주에 정식 허가를 받은 달러 가치 고정 코인을 내놨다.

우리 정부는 언제까지 손 놓고 있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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