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상품도 싸게 살 수 있다’는 생각에 해외직구로 화장품을 구입한 임아무개 씨는 최근 산 화장품에서 가습기 살균제 성분이 나왔다는 기사를 보고 충격을 받았다. 임 씨는 “국내에서 산 제품이라면 당연히 반품했을 텐데 해외직구로 산 터라 반품 절차가 복잡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다 결국 화장품을 버렸다”고 말했다. 그는 “성분이 아니라 가격만 따져보고 화장품을 샀더니 이렇게 됐다”며 아쉬워했다.
11월 광군제와 블랙프라이데이 등 해외 굵직한 쇼핑 행사를 앞두고 해외 직구 고객이 들썩인다. 같은 제품을 저렴한 가격에 살 수 있다는 장점 덕에 긴 배송 기간을 감내하며 해외 직구를 선택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는 것. 그러나 임 씨의 사례처럼 가격만 따지며 해외직구에 나섰다가 낭패 보기 십상이다. 해외직구 전 주의사항을 소개한다.
◇먹고 바르는 제품…'성분 확인 필수' = 먹고 바르는 제품은 성분 확인이 중요하다. 지난달 식품의약품안전처가 해외 사이트에서 다이어트, 근육 강화, 성 기능 개선 등 기능성 제품 881개를 검사한 결과 81개 제품에서 동물용 의약품 등 식품에 사용할 수 없는 의약품 성분이 검출됐다고 밝혔다. 이 같은 피해를 줄이기 위해 ‘식품안전나라’ 홈페이지에 게시된 위해식품 차단목록 확인은 필수다. 해당 사이트를 이용하면 소비자가 제품명과 성분명 등으로 차단제품을 검색할 수 있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지난달 해외직구로 유통된 스프레이, 미스트 등 4개의 화장품에서 살균보존제 성분인 CMIT, MIT가 검출됐다. 이 같은 결과가 나온 이유는 국가마다 제품을 관리하는 규정이 달라 성분이나 함량에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2015년 7월부터 ‘화장품 안전기준 등에 관한 규정’에 따라 씻어내지 않는 화장품에 CMIT, MIT를 사용할 수 없다. 따라서 화장품을 해외 직구할 경우 제품 브랜드 공식 홈페이지 등에 표시된 성분들을 꼼꼼히 살피고, 판매 페이지에 표시가 없을 경우에는 해외직구 사업자에게 확인을 요청해야 한다. 이런 절차가 귀찮다면 정식으로 수입 통관 절차를 거친 제품을 구매하는 게 안전하다.
◇가전제품 ‘A/S 가능·가격 비교’ = 해외직구가 보편화하면서 부피가 큰 생활 가전 제품에 대한 해외 구매도 꾸준히 늘고 있다. 관세청에 따르면 전자제품 통관 건수는 2017년 상반기 88만3000건에서 올해 상반기 2배 가까이 늘어나 168만4000건에 육박했다.
가전 제품 해외직구 비율은 늘었지만, 사용 중 발생하는 하자에 대한 대비는 미흡하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네스프레소, 다이슨, 샤오미, 일리, 지멘스, 키친에이드 등 6개 브랜드의 경우 국내 AS가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뿐만 아니라 해외 직구 제품이라고 해서 반드시 저렴한 것은 아니라는 조사 결과도 나왔다. 한국소비자원은 주요 해외직구 생활가전 5개 품목 13개 제품의 국내외 판매가격을 조사한 결과, 7개 제품은 해외직구가, 6개 제품은 국내 구매가 저렴하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제품별·모델별 국내외 가격을 꼼꼼히 비교하고, 국내 AS 가능 여부 등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