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체(3D) 바이오프린팅 전문업체 티앤알바이오팹이 2016년 이후 2년 만에 다시 기술특례를 통한 코스닥 상장을 추진한다. 그동안 진전된 연구개발 성과로 글로벌 기업들과의 레퍼런스를 확보한 티앤알바이오팹은 상장 후 해외시장 진출을 본격적으로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티앤알바이오팹은 8일 서울 여의도에서 기업공개(IPO) 간담회를 열고 공모 일정과 향후 계획을 밝혔다.
회사는 12~13일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을 진행해 최종 공모가를 확정하고, 15~16일 일반 청약을 실시한다. 이달 말 상장 예정으로, 대표 주관사는 키움증권이 맡았다.
사측에 따르면 총 공모주식수는 120만 주로, 공모희망가는 주당 1만8000~23000원이다. 이번 공모를 통해 216억~276억 원의 자금을 조달한다는 계획이다.
200여억 원의 공모자금은 연구개발(R&D) 비용과 인재 확보, 해외마케팅 강화에 중점적으로 투입할 방침이다. 기술 고도화와 영업 네트워크 강화를 통해 글로벌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든다는 전략에서다.
티앤알바이오팹이 자랑하는 기술은 피부와 뼈, 조직과 장기 등의 3D 바이오프린팅을 위한 바이오잉크가 꼽힌다. 세계 최초로 탈세포화된 세포외기질(dECM, decellularized extracellular matrix)을 이용한 생체 조직 바이오잉크를 직접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는 설명이다.
탈세포화된 세포외기질이란 예컨대 돼지의 피부에서 화학처리를 통해 세포를 제거한 물질을 말한다. 이 물질에 인체세포를 주입해 만든 바이오잉크는 3D 바이오프린팅의 핵심 재료다. 세포의 손상을 막고 프린팅 후 세포가 생존을 유지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는 역할을 한다.
티앤알바이오팹은 바이오잉크와 함께 3D 바이오프린터도 직접 개발했다. 기존의 산업용 3D 프린터로는 자사의 바이오 기술을 구현하고 발전시키는 데 부적합했다는 설명이다.
회사는 이같은 3D 바이오프린팅 기술을 기반으로 생분해성 의료기기와 체외시험을 위한 장기유사체(Organoid), 세포치료제 등을 연구개발하고 있다.
3D 오가노이드 제품은 임상시험 등 인허가에 대한 부담이 적은 것이 특징이다. 신약개발, 독성평가, 질병모델 개발, 동물실험 대체 등 광범위한 사업모델에 응용해 적용할 수 있다.
장기에 직접 할 수 없는 실험을 장기유사체에 함으로써 보다 높은 신뢰성과 사업성을 확보하게 된다는 설명이다. 회사는 현재 시장성이 큰 피부와 간의 오가노이드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손상된 생체조직의 재생·재건을 위한 3D 세포치료제 개발도 진행 중이다. 3D 바이오프린팅 기술을 이용한 세포치료제는 기존의 줄기세포치료제가 갖는 낮은 치료적 효율을 극복할 수 있는 분야로 각광받는다. 현재는 손상된 심근과 연골 재생을 위한 3D 세포치료제 연구개발에 주력 중이다.
윤원수 티앤알바이오팹 대표이사는 “글로벌 화장품기업인 로레알과의 계약으로 스킨바이오잉크를 공급하고 있고, 최근에는 독일 머크(Merck KGaA)의 자회사 밀리포어시그마(Millipore Sigma)와 제휴해 전 세계 유통에 대한 공급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을 통해 바이오잉크 제품의 글로벌 시장 진출을 본격화했다는 설명이다.
윤 대표는 “글로벌 제약사 및 의료기기업체와도 현재 파트너링과 공동연구를 협의 중”이라며 “우리가 먼저 컨택한 적이 없을 정도로 세계에서 먼저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이번에 상장하면 적극적으로 해외시장을 개척할 필요가 있다”고 기대했다.